우리는 성경 특히 복음서만 잘 읽어도 기도생활을 기쁘고 알차게 할 수 있다.
복음서는 기도의 가장 좋은 교실이고 도장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복음서를 통하여 예수님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의 기도하는 모습과
그들이 처하여 있던 여러 가지 기도의 상황들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이 복음의 상황들과 오늘 우리들의 처지가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되면
이들이 주님께 나아가는 태도와 주님께서 그들을 대해주시는 모습을 통하여
우리가 어떠한 마음과 태도로 기도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여기서는 편의상 루가복음에서 몇 가지 예를 보겠지만 비슷한 방법으로
나머지 복음서를 기도하며 읽어본다면 우리의 기도생활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우선 루가 1장에서 성모님과 가브리엘 천사가 예수님의 잉태에 대하여 대화하는 광경과
성모님과 성녀 엘리사벳이 만나는 광경을 보게 된다.
이 두 장면은 모든 신자들이 즐겨 하는 성모송의 바탕을 이루는 동시에
가톨릭 신자이면 소홀히 할 수 없는 삼종기도의 핵심적 내용을 담고 있는 장면이다.
여기서 우리는 성모님과 성녀 엘리사벳을 통하여 기도생활에 있어서 고요한 명상
또는 잠심의 순간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된다.
또한 성녀 엘리사벳의 인사에 응답으로 성모님께 하신 노래 ‘마니피캇’은
우리 교회가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와 열심한 신자들에게
매일 저녁기도 때 하도록 권장하는 훌륭한 기도이다.
2. 루가 7장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로마군 백인대장의 이야기가 나온다.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특별한 은혜를 청할 때 자기가 직접 가지 않고
원로들을 통하여 청하였다.
따지고 보면 그 백인대장은 점령군의 장교이고 예수님은 피점령지의 한 백성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그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명령도 할 수 있었지만,
이 장교는 예수님 앞에서 유다인들의 지도자들보다 더 겸손한 태도로 처신하였다.
사실 그는 자기 자신이 예수님을 모실만한 자격이 없다고까지 고백하지 않는가?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이 장교의 겸손을 가상하게 받아들이신다.
신분이나 국적보다는 겸손한 자세가 더 중요함을 볼 수 있다.
또 자기가 직접 구하는 기도도 좋지만 다른 이들을 통하여 청하는 기도가
얼마나 효험이 큰지도 볼 수 있는 좋은 예라 하겠다.
3. 같은 7장에 죄 많은 여인이 용서받는 장면이 소개된다.
사실 이 여인은 한 마디의 말도 없이 자기의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씻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고 자기가 소중하게 아끼던 향유로 예수님을 화장해 드린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 여인의 마음을 받아들이신다.
아무리 미사여구라 하더라도 빈말의 기도는 아무 소용이 없고
행동과 실천으로 표현되는 기도라야 하느님 마음에 드는 것이다.
4. 18,9절 이하에서 세리와 바리사이가 똑같이 성전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우리는 진정한 기도란 장황한 말을 청산유수로 외워대거나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투박한 말투라도 진실하고 겸허한 태도로
하느님께 털어놓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서진 마음의 조각조각을 하느님께 모아 바치는 기도야말로
하느님 마음을 감동시키는 제물이다.
아울러 세리의 반복되는 짧은 기도는 화살기도가 얼마나 소중한 기도인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5. 18장 끝에 등장하는 맹인과 19장 앞에 등장하는 자캐오의 모습도
우리를 크게 자극하고 격려하는 장면이다.
이 두 분의 공통점은 ‘열정’이다.
맹인 바르티매오는 예수님의 이름을 필사적으로 외치며 불러댔고,
자캐오는 예수님을 뵙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두 분 다 체면이라든가 남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그저 예수님을 만나 뵙는 것만이 그들의 모든 것이었다.
우리는 언제 이러한 열정을 가지고 기도를 하였는가?
<기도는 이렇게 쉽고 맛있을까? / 이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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