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35-41
35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36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37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38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39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40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41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오늘의 묵상
오늘 독서에 나오는 “도성”은 공동체적 구원과 관련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에서 우리의 시선이 기쁨의 원천인 사랑 그 자체이신
하느님을 향하게 하려면 ‘나’의 감옥에서 벗어나 ‘우리’ 안에 일치되어야 함을 강조하십니다(14항 참조).
주님께서 마련하신 도성은 그리스도교의 구원이 개인주의적이지 않듯,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려 줍니다.
인류 일치의 파괴, 붕괴와 분열을 죄로 보던 교부들은
신자들이 공동체 안에 다시 모이는 일치의 재건을 구원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함께 있는 배 안에서, 제자들은 거센 돌풍이 일어 배에 물이 거의 가득 차게 되자
겁을 내고 우왕좌왕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자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평화롭게 만드시고, 믿음이 없는 제자들을 나무라십니다.
마르코 복음서에서 말하는 이 “믿음”은 예수님과 그분께서 행하시는 하느님의 권능에 대한 믿음을 가리킵니다.
‘나’의 감옥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 제자들은
주님과 함께 있는 ‘우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여 구원을 깨닫지 못합니다.
주님께서는 요동치는 바다와 같은 사탄의 유혹을 당신 말씀으로 무력하게 만드시기도 하셨고(마르 1,13 참조),
더러운 영을 꾸짖으시며 조용히 하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습니다(마르 1,25 참조).
우리는 일상에서 요동치는 바다와 같은 어려움을 만나면 주님께 살려 달라고 청합니다.
그러나 그러기 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며,
이 믿음은 ‘나’만을 살리는 믿음이 아닌 ‘우리’를 살리는 믿음을 전제로 해야 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신우식 토마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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