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8-1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9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는 자는,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10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11 너희는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12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요한 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보호자(‘파라클레토스’)라고 부르십니다(14,16 참조).
우리말 『성경』에서는 ‘보호자’로 번역하였는데, 이 말은 본디 법정 용어입니다.
죄를 문책하는 검사와 맞서 죄인 옆에서 그를 대변하는 변호사를 일컫는 용어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너희는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변호인이 되어 주시어 우리가 세상의 법정에서 당당하게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는 것입니다.
비단 지상의 법정만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심판대에 우리가 서 있을 때도 성령께서는 우리의 변호인이 되어 주십니다.
우리가 죄로 말미암아 심판받지 않도록,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로 용서받을 수 있도록 우리를 대변해 주시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렇게 고백합니다.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로마 8,26).
그러니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을 모독한다면 우리 스스로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심판대에 홀로 남아 용서받기를 거부하는 꼴을 자초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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