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스크랩] 나는 투덜이?

윤 베드로 2018. 11. 14. 19:59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하느님은 당신 호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나는 투덜이?
           
          한 번도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오늘 에페소서를 읽다가 제가 은근히 투덜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제는 저희 관구 합동 위령미사가 있어서 저 혼자 미사를 드렸습니다.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인데 영성체 후 묵상을 하는 중에
          이렇게 중요한 모임에 빠지면서 일을 나가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인지
          생각이 들면서 내가 뭣 하러 일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더 성찰을 해보니
          저의 구원을 위해 일을 한다는 처음의 생각과 달리 요즘 와서
          보여주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반성과 함께
          처음처럼 그렇게 감사하며 기꺼이 일을 하지 않는 제가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 못을 박는데 못이 잘 들어가지는 않고 손만 찧으니
          ‘왜 이렇게 콘크리트가 단단한 거야!’하고 투덜거리고,
          그리고 은근히 쉬운 일이 걸리기를 바라거나
          시간이 빨리 지나 일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콘크리트가 단단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잘된 것이며
          그래서 못이 잘 들어가지 않는 것도 당연한 것인데
          내 실력이 없는 것 생각은 않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투덜대는 거지요.
           
          이런 저를 반성하면서 다시 결심을 하였습니다.
          어떤 일이 걸려도 주님께서 주시는 일이다!
          운에 따라 일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일이다!
           
          어떤 사람과 같이 일하게 되어도 우연히 그 사람이 걸린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 사람을 나에게 보내주신 것이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그것은 돌발적인 상황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상황이다!
           
          의미가 발생하는 일!
          구원을 가져다주는 일!
          하느님이 발생하는 일!
           
          오늘 에페소서는 먼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기 구원을 위해 힘쓰라고 합니다.
          무엇을 하고 어떤 일을 하든 구원을 위해 힘을 쓰고,
          육체적인 힘을 쓰든 정신적인 힘을 쓰든 구원을 위해 힘을 쓰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떤 일이건 하느님께서 당신 호의에 따라 내게 주신 것이고,
          어떤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도 그것이 나의 선택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것을 할 마음을 주신 것으로 받아들일 때 가능한 것입니다.
           
          할 일도 주시고,
          할 마음도 주시며,
          할 힘도 주시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출처 : 세포네
글쓴이 : 세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