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철 신부의 신약여행] <13> 루카(하)·사도행전
부활과 성령강림, 하느님 백성 재건의 시작
▲ 부활은 예수가 하느님께서 보낸 그리스도임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피에로 델라 프란치스카가 그린 '부활하는 예수' (225×200㎝, 1463년).
예수는 왜 붙잡혀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까지 해야 했는가. 마르코복음은 예수가 안식일을 어겼다는 것을 강조한다. 예수가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준 것이 결정적으로 바리사이인들이 예수를 죽이는 음모를 꾸미는 이유가 된다. 예수는 최고의회에서 성전 파괴를 예언한다. 그리스도냐고 물었고, 예수는 "그렇다"고 하면서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말씀은 예수가 최후의 심판관으로, 예수를 심판하는 사람을 심판하러 오시리라는 말씀이다. 율법을 어기고 성전에 대해 도전한 것, 지도자들을 심판하겠다는 말씀이 예수가 사형을 받게 되는 결정적 이유다. 예수가 안식일에 병자들을 치유해주는 행위에 대해 바리사이인들 반응은 적대적이지 않았다. 예수를 죽이기 위해 음모를 꾸미진 않았다. 빌라도는 예수를 심문하면서 죄를 발견할 수 없다고 세 번이나 말한다. 그러나 헤로데는 예수를 죽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예수는 헤로데 앞에서도 심문을 받았다. 헤로데는 예수를 빌라도에게 보냈고, 빌라도는 군중 성화에 못 이겨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사도들은 빌라도와 헤로데, 예루살렘 주민들은 주님의 예정된 일을 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한다. 루카복음에선 예수의 죽음이 우리 죄의 용서를 위한 속죄의 죽음이라는 직접적 표현은 피한다. 의로운 분인 예수가 돌아가신 것은 세상의 죄악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르코복음은 사람의 아들 예수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고 말한다. 하느님은 과연 무엇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는가. 예수의 부활이다. 루카복음은 말씀과 성체, 즉 미사 안에서 현존하는 부활한 예수의 성사적 현존을 말하고 있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나타났는데 제자들이 유령이라고 소리쳤다는 것이다. 예수는 손과 발을 보여주며 뼈와 살이 있다고 했다. 제자들이 믿지 못하자, 예수는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달라고 했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예수는 생선을 잡수셨다. 요한복음에는 생선 한 토막을 드렸다는 말은 있지만 잡수셨다는 말은 없다. 부활한 예수께서 생선 한 토막을 어떻게 소화시킬 수 있는가. 그들이 보는 앞에서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잡수시기까지 하셨다. 루카복음은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잡수시기까지 하셨다는 말로 육신의 부활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를 되살림으로써 그의 모든 가르침과 기적, 활동과 복음선포가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셨다. 이것의 결정적 표징이 부활이다. 부활은 예수가 참으로 하느님께서 보낸 그리스도요, 그분이 하신 일은 하느님이 원하신 일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하느님은 그분을 들어 높이셨다. 하느님은 무고한 의인의 죽음을 부활과 승천으로 역전시키셨다. 예수가 부활하고 제자들에게 발현한 이야기는 사도행전 1장에 반복해 나온다. 사도들과 40일간 계시면서 가르침을 주셨고, 성령의 파견을 약속하셨다. "주님, 지금이 이스라엘에 다시 나라를 일으키실 때입니까?"(사도 1,6-7).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를 메시아라고 고백했다. 제자들은 부활한 예수에게 지금이 하느님께서 온전히 이스라엘을 세워주실 때인가를 질문했다. 민족주의적인 메시아에 대한 기대로 이스라엘의 민족적 중흥과 재건, 회복이 과연 지금 이뤄질 것인가를 물은 것이다. "그때와 시기는 아버지의 권한으로 정하셨으니 너희가 알 바가 아니다"라고 질문을 피해간다. 이스라엘 재건 시간은 아버지 외에는 알지 못한다고 질문 방향을 돌린다. 대신 예수는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성령 안에서 힘을 받아 땅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라며 선교로 관심을 옮긴다. 이는 성령 안에서 사람들이 새로운 백성으로 거듭 태어나고, 이방인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진다는 것이다. 사도행전에서 성령은 예수의 영이라고 불린다. 성령의 도래와 더불어 이스라엘의 재건, 하느님 백성의 재건이 시작된다. 예수의 제자들과 성령강림을 체험한 사람은 모두 하느님 백성으로 거듭난다. <가톨릭대학 성서신학 교수 백운철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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