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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서 웰다잉으로

윤 베드로 2014. 10. 23. 20:58

웰빙에서 웰다잉으로

 

현대 과학문명과 의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크게 연장시켜서 이전 세대의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한

      평균 수명 80년 시대를 누리게 되었고

      길어진 삶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누리기 위해 삶의 질이나

      웰빙(well-being ; 잘 살자)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장수의 혜택 이면에는 현대인의 대부분은 만성질환이나

           퇴행성 질환으로 죽기 전 10여년은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에는 죽었을

        진행성 말기질환을 가진 사람들도 삶이 연장하게 되었지만,

        죽음의 과정에서 오는 고통의 정도가 증가되었다.

 

현대인은 오래 살게는 되었지만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 또한 많아진 것이다.

이제는 동전의 다른 한 면인 죽음을 우리 삶 안으로 끌어들여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뿐만 아니라 행복한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좀 더 평화롭고 존엄하게 죽기 위해서는

          어떠한 죽음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고,

          죽어가는 환자를 인간답게 돌보기 위해서는

          어떤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때이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의 다른 한 면이고,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할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가꾸고 관리하면서 마지막까지 건강하고 긍정적인

         노년기를 보내자는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 ; 활기찬 노년)을

         실천하려면 늙는 것에 대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함은 물론이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다행히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無所有의 삶을 실천한 법정 스님의

          열반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도 웰다잉(well dying ; 잘 죽자)에

          대하여 어떻게 죽는 것이 품위있고 존엄한 죽음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람은 生의 출발점에 함께 섰어도 끝이 같을 수는 없고,

          태어나는 모습은 선택할 수 없지만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나 죽어가는 모습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

언젠가 나에게 닥쳐 올 죽음을 아무 생각없이

          수동적으로 당하는 것은 동물적인 죽음인데 반해,

          인간은 자신의 죽는 모습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고

              평화롭고 품위있게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면

              죽음을 회피하고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자신의 삶의 마무리가 될 죽음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라기보다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도록 노력해서

           성취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죽음의 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기에

            늘 깨어 준비해야 한다.”(루가 12,20).

 

                     <이이정 마리아 / 노인사목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