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8/14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윤 베드로 2021. 8. 14. 07:02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9,13-15
13 그때에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에게 손을 얹고 기도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14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15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주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오늘의 묵상

1941년 7월 어느 날, 아우슈비츠 수용소 14호 막사에서 수감자 한 사람이 탈출하였습니다.

그를 잡아들이는 것에 실패한 나치는 연대 책임을 물으며, 탈출에 대한 경고로

       다른 열 명의 수감자를 굶겨 죽이는 형벌을 내립니다.

죽을 운명에 놓인 열 사람 가운데 하나였던 프란치세크는 아내와 자녀들을 떠올리며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이제 나는 여기서 죽는구나. 나의 부모, 아내, 자식을 다시는 볼 수가 없구나!”

그 자리에 있던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는 모자를 벗고 조용히 앞으로 나서 지휘관에게 말합니다.

“저는 가톨릭 사제입니다. 저 사람을 대신하여 제가 죽게 해 주십시오.”

죄수 번호 16670번이었던 콜베 신부는 보름 넘게 굶주림의 큰 고통을 겪은 뒤,

        8월 14일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순교합니다.
이러한 그의 순교는 한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그가 온 생애를 통하여 추구해 오던 신앙 여정의 최종 열매입니다.

성인의 가장 큰 가르침은 ‘모든 신자는 성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인의 길은 몇몇 사람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로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모님의 ‘거룩한 순명’은 천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응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순명은 또한 하느님을 닮는 것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겪는 고난을 똑똑히 보았고,

              작업 감독들 때문에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

정녕 나는 그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탈출 3,7) 하신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고통받는 이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움직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순명은 고통받는 이들의 울부짖음 속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의 부름에 응답하듯이, 콜베 신부가 다른 수감자의 울부짖음에 응답하였듯이,

          우리도 고통받는 이들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응답해야 합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