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7/15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

윤 베드로 2021. 7. 15. 07:15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8-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오늘의 묵상

가볍고 편한 멍에가 세상에 존재할까요? 무겁고 불편해야 멍에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날마다 그러한 멍에를 짊어지고 산다면, 그것이 무거운지도 모른 채 살아갈 것입니다.

그 무게에 짓눌려 어깨는 망가지고 마음도 갈기갈기 찢겨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나 자신을 발견한 뒤에야, 우리는 이 멍에를 어떻게, 왜 짊어지게 되었는지 생각합니다.

그 고민의 끝자락에서 멍에로 말미암은 고통과 짓눌림의 원인을 내가 아닌 남에게서 찾고

              멍에를 사정없이 내동댕이칩니다.
미사를 시작하기 전에 제의를 입으며 침묵 가운데 기도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고 하셨으니

          제가 주님의 은총을 입어 이 짐을 잘 지고 가게 하소서. 아멘!”

그리고 지금 제가 메고 있는 멍에의 무게를 묵상해 봅니다.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어깨에 두른 영대와 몸에 걸치는 제의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지 못할 때도 있으며

          누군가를 위한 희생을 스스로에게 강요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 무게에 쓰러져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리하셨던 것처럼 다시 일어섭니다.

그분께서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시며 세 번이나 넘어지셨고, 다시금 묵묵히 일어나셨습니다.

그 멍에를 내려놓고 싶다고 피땀 흘리시며 아버지께 기도하셨고,

             수많은 모욕과 조롱을 받으시면서도 그 무게를 견디어 내셨습니다.

예수님의 멍에가 무겁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 무게와 고통보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이 더 크셨기 때문입니다.
멍에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의 멍에가 다른 사람들의 멍에보다 더 고통스럽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 무게를 견딜 수 있게 지탱해 주는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멍에가 가벼워지거나 고통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려움을 견디고 버텨 내는 것입니다. 오늘도 사랑으로 기꺼이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아가십시오.
(최종훈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