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탈출기 공부

과월절과 무교절(탈출 12,1-20)

윤 베드로 2014. 4. 20. 13:59

과월절과 무교절(탈출 12,1-20)

 

1). 과월절 :

①12,1-13절은 : 이집트에서의 해방 전야제를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야훼의 말씀이다. :

12,2 “이 달을 한 해의 첫 달로 삼고 달수를

        이 달에서 시작하여 계산하라”

파스카가 있는 달을 한해의 첫 달로 삼으라는 말씀은 :

             파스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인데,

             파스카 밤에 대한 기념, 파스카 밤의 구원사건을

             그들 삶의 출발점이요,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첫 달인 니산달은 : 태양력으로는 3-4월에 해당되는데,

                      만물이 소생하는 이 봄철,

                       Is이 자유를 얻어 소생한 첫 달(정월)로 삼았다.

②축제에 대한 준비과정은 아주 치밀하다 :

․무엇보다도 Is 온 회중이 파스카 예식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3절).

      - 마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것처럼...

․파스카 예식에 필요한 짐승은

             수컷으로 1년 된 양 또는 염소였는데

              그 달 10일에 미리 골라 놓았다가

                       14일 해질 무렵에 잡도록 되어 있다.

              - 정성을 들이라는 뜻.

․또 축제는 가족 단위로 예식을 치르도록 되어 있다.

      즉, 개인적으로 지내거나 마음에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즐기는 식으로 지내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지내지 못하게 하는데

          파스카 예식은 개인의 구원체험에 대한 회고가 아니라

          자기들 ‘백성’의 구원체험에 대한 기념이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폐쇄된 삶에서

          기쁨이나 축제를 지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③가정 공동체별로 축제를 드리는 것은 :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전전하던 시절에서 유래한 것이겠지만,

         가정은 가장 작은 사회 단위이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회라고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더욱 의미 깊은 규정이라 생각된다.

⇒비록 나라가 망해 유배를 가도,

           전쟁을 피하여 낯선 땅에 흩어져 살게되더라도

           가정은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가정 단위별로 믿음의 기초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는

             출애굽 사건을 기념한다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삶 속에서 야훼 θ께 대한 신앙을

           가장 확실하게 보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 ‘pascha’ 는 : ‘건너뛰다,’ ‘지나가다’ ‘절룩거리다’라는 뜻으로

           원래 히브리어로 페사흐(pesah)라고 발음하는 것을

           구약 후기 시대에 팔레스티나의 일상용어가 된

            아람어에서 파스하(pasha)라고 표기한데서 유래한다.

            이것은 그리스어로, 라틴어로 옮겨져 ‘파스카’로 불려졌다.

            ※히브어 페사흐 ⟹ 아람어 파스하 ⟹ 라틴어 파스카

 

‘파스카’라는 말은 : 원래 출애굽기 12장에 기록된 사건,

      즉 이스라엘이 에집트에서 결정적으로 해방되기 전날 밤에

          새끼 양을 잡아 그 피를 문 상인방과 좌우 문설주에 발랐더니

          야훼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치지 않으시고 지나가셨다는 사건,

      또는 그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를 의미했던 것인데,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파스카’라는 말을

           홍해 또는 골풀 바다를 건넌 사건까지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 사용하고 있다.

*4절, ‘만일 식구가 적어 새끼 양 한 마리가 너무 많거든

         한 사람이 먹을 분량을 생각하여 옆집에서

          그만큼 사람을 불러다가 먹도록 하여라.’

  근본적으로 파스카 예식 때의 식사는 :

         ‘배를 채우기 위해서나’ 또는 ‘먹는 것을 즐기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야훼께서 베푸신 구원사건을

         기념하는 식사’라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 형제애를 되살리는 나눔의 실현을 통한 축제의 성격도 띠고 있다.

 

*7절 ; 희생제물의 피는 좌우 문설주와 문 상인방에 바르고,

         고기는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되,

         아침까지 남은 것은 불에 살라 없애야 한다.

⇒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는 설명이 되어있지 않지만

    피에 대해서는 이집트인들의 맏아들들이 죽던 날 밤에

           그 가정에 아무런 해가 오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표징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되어있다. (13절)

 

*8절 ; ‘쓴 나물’을 먹는 이유? :

파스카 식사는 : 마음에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한가하게 즐기는 식사가 결코 아니었다.

처음 파스카 식사를 하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노예상태였다.

그러나 모세를 통한 야훼의 구원계획의 말씀만을 오직 믿고,

         일단 말씀이 떨어지면 급히 떠날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고

         식사를 해야 했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구원의 희망이었고,

           한편으로는 파라오에 대한 불안과 초조감이 담겨 있었다.

따라서 누룩을 넣어 빵이 부풀 때까지 기다릴 수 없을 만큼

           상황이 긴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처음으로 파스카 예식을 거행하던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해 보면,

   앞으로 있을 해방에 대한 기쁨 때문에

             현실의 어려움에서 눈을 돌리지 않게 하는

                                             말씀이기도 하다

⇒전통적 유목민의 봄철 축제 때는

            매운 야채(마늘, 파 같은 종류)를 곁들여 먹었지만,

   양념이 아닌 ‘쓴 나물’이 과월절 식사에 포함된 것은

             ‘아주 심한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다.

   즉, 이집트 땅에서 겪은 가혹한 고통을 상징한다.

    (※애가 3,15 : “쓴 풀만 먹이시고 소태즙만 마시게 하셨다”)

 

*9-10절 : 양이나 염소를 날로 먹거나 삶아 먹어서도 안되고

              통째로 구워먹어야 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규정은 :

      어린양의 피 덕분에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

                       기념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즉 피가 야훼 하느님의 적극적인 돌봄과 보호를 상징한다고 본 것 같다.

           내장 같은 것을 떼어낸다거나 또는 삶을 경우에

           피가 다른 데로 빠질 우려가 있지만

           통째로 구울 때는 번제를 드릴 때처럼 타거나

            그 나머지는 먹어 없어지기 때문에

         ‘피’가 보존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 = 피는 생명.

 

2). 무교절 :

①‘누룩 없는 빵’을 먹는 무교절도

          원래는 해방사건과 무관한 축제였다.

             가나안 땅에서 3-4월은 보리 수확기이다.

             아빕(Abib)월의 ‘아빕’이란 이름의 뜻도

                              ‘보리의 풋이삭’이다.

   햇보리를 수확하면서 치르는,

       새해 소출이 풍성하기를 기원하고,

       병충해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농경민의 제사의식이다.

 

②‘누룩 없는 빵’을 먹는 이유는 :

    지난해에 추수한 것은 하나도 넣지 않고(누룩조차도),

    순수한 햇곡식으로 만든 빵을 먹음으로써,

              神과의 ‘갱신 및 재개’의 의식이다.

 

⇒그러나 성서저자는 : ‘누룩 없는 빵’을 먹는 이유에 대해서

              이집트 땅에서 급히 쫓기듯이 나오느라

              시간이 없어서 그랬다고 설명하고 있다.

              (참고 ; 출애12,34; 12,39 신명 16,3)

   (= 12,11,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는 이유와 같다. )

 

③누룩 없는 빵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 :

   효소의 분해 및 발효과정을 물질이 썩는 것으로 생각한 고대 사람들은

           누룩을 부패와 타락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런 이유로 인간과 하느님이 화해하고 인간의 영성을 드높이는

          거룩한 제사의식에는 누룩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23,18 ; 레위 2,11 ; 6,9-10)

   다만 사제나 봉헌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일부 제물에는 허용하기도 한다. (레위6,9-10 ; 23,17-20)

 

④이처럼 두 축제가 합쳐져 첫 달 14일 해거름에 지내는

               과월절에 이어 7일간 지내는 무교절 축제는 :

   토양과 작물의 풍요를 기원하던 종래의 주술적인 의미는 사라지고,

   역사적으로 재해석되어 야훼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셔서

  새롭게 창조하신 위대한 시작을 기리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변형된 무교절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자유의 첫걸음, 새로운 생명의 시작,

            야훼를 섬기는 새로운 생활의 출발점을 뜻하게 된 것이다.

 

※누룩 없는 빵 : 무교절에 먹도록 규정된 ‘누룩 없는 빵’은

                                                               특정한 빵이 아니었다.

           롯이 낯선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급히 구운 빵도 이 빵이었고(창세 19,3),

           기드온이 야훼의 천사를 대접한 빵(판관 6,19-22)도 이런 빵이었다.

           즉 ‘누룩 없는 빵’은 누룩 넣을 사이도 없이

                 갑작스럽게 방문한 손님을 접대하는 데 쓰인 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