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철 신부의 신약여행] <16>요한복음(중)
생명의 근원인 예수님을 만나도록 초대
▲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 근처 타브가에 있는 빵의 기적 성당의 제대 모자이크. 평화신문 자료사진
예수님에 대한 증언은 요한 세례자로부터 시작된다. 요한 세례자가 예수님에 대해 한 증언은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29)이다. 양은 종이라는 뜻도 지닌다. 예수님은 주님의 종으로 고난을 받는 삶을 살 것이라고 증언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에 성령이 내려온 것을 봤다고 증언한다. 예수님은 성령 안에서 활동하시고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주기로 약속하셨다. 요한복음은 끊임없이 예수님 안에 머물라고 한다. 머무르는 것은 예수님을 만나고 체험하는 진리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요한복음의 주제는 예수님의 생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카나 혼인잔치를 통해 처음 기적을 보여주셨다. 요한복음은 기적이라는 말 대신 표징이라는 말을 쓴다. 예수님은 카나 혼인잔치를 통해 첫 번째 표징을 보여주셨다. 가나의 혼인잔치는 예수님과 교회의 인류 사랑의 결합을 암시한다. 예수님은 당신 사랑의 힘으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셨다. 카나의 혼인잔치를 마친 예수님은 성전을 정화하신다. 예수님은 당신이야말로 살아 있는 성전이라고 하신다.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신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과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이 대화는 채워지지 않는 영혼의 목마름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사마리아 여인이 야곱의 우물에 물을 길으러 온다. 우물가에는 예수님이 홀로 앉아 계신다. 제자들은 고을로 양식을 사러 가고 없었다. 제자들 양식은 배를 채우는 음식이지만 예수님께는 하느님 뜻을 실천하는 것이 참다운 양식이다.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면서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요한 4,10)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목마르지 않는 물은 성령을 가리킨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는 참다운 음료는 성령이다. 갈릴래아 티베리아스 호숫가 건너편에서 당신을 따라오는 많은 군중에게 빵의 기적을 행하신다. 예수님은 5000명을 먹이신 기적을 통해 육신의 주림을 해결해주시되 영원한 생명의 빵을 주시는 데 참된 목적이 있음을 말씀해 주신다. 사람들은 빵을 배불리 먹고 예수님을 쫓아나선다. 예수님께서 빵으로 물질적 부족을 해결해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이 단지 물질적 이유만으로 쫓아오는 것을 거부하고 산으로 물러가셨다. 신앙은 우리가 아래 질서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더 높은 질서로 인도해준다. 이 이야기가 바로 생명의 빵 이야기다. 예수님은 생명의 빵에 대해 이렇게 선언한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54-55). 성체성사에서 만나는 예수님의 몸과 피라고 이해한다. 우리는 이 말씀을 평범하게 알아듣는다. 그러나 요한복음에서 성체성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없고 예수는 단도직입적으로 제자들에게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라고 직접 말한다. 이 말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사람이 자신의 살을 먹도록 내어주고 피를 마시도록 내어주겠느냐"고 끔찍해하며 예수님을 떠나갔다고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노아에게 그 고기를 먹는 것은 허용했지만, 피를 먹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성경은 피를 먹지 말도록 강조하고, 초대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인들조차 피를 먹지 말아야 한다고 예루살렘 사도회의가 선포한 바 있다. 피를 금기시하는 유다인을 상대로 내 피는 참된 음료라고 말했을 때 유다인들의 충격은 컸다. 예수님은 인간에 대한 당신의 간절한 사랑을 갈파하셨다.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행위는 우리가 경험했다. 우리는 어머니 태 안에서 탯줄을 통해 살을 먹고 피를 마신 경험이 있다. 우리 몸과 뇌리의 깊은 곳에 남은 원초적 기억을 일깨우면서 당신의 살과 피로 우리를 양육하고자 한다는 당신의 간절한 염원을 드러낸 것이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은 모성적인 사랑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예수님도 모성적인 사랑의 모습으로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하고 계신다. <거톨릭대학 성서신학 교수 백운철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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