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교본 해설/레지오 훈화자료

십자가의 길

윤 베드로 2015. 7. 13. 18:58

십자가의 길

 

십자가의 길은 ‘고통의 길’이라고도 합니다.

초대 교회 때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하던 순례자들이

        실제로 빌라도 관저에서 갈바리아 산까지 걸으면서

        기도하였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성모님께서도 예수님의 승천 후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과 함께

          자주 이 길을 걸으셨다고 합니다.

왜 그 길을 걸으셨을까요? 그분을 생각하고 그분을 호흡하기 위한 것입니다.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느끼고

           눈물로써 그분의 고통에 동참하며 기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십자가의 길을 만들어 기도하기 시작한 것은 14세기로 봅니다.

1342년, 프란치스코회가 성지에 대한 관리를 맡으면서

           ‘십자가의 길’ 기도는 하나의 신심행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그 장소들에 대한 신심을 증진시키는 것을

           그들 사명의 한 부분으로 여겼습니다.

처음에는 처의 숫자가 고정되지 않았으나

             1637년에 이르러서 교황청에 의해 오늘날처럼 고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731년 교황 클레멘스 12세는 모든 성당에 ‘십자가의 길’을 설치하는 것을 허용하였고,

            처의 신비를 14처로 고정시켰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가장 좋은 기도로

              사순시기에 널리 행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4처로 구성되어 있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제15처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1975년, 교황 바오로 6세는 최후 만찬에서 시작하여

             부활로 끝을 맺는 이런 형태의 ‘십자가 길’을 승인하였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께서 아버지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구원신비를 묵상하는 데 핵심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처가 기념하는 예수님의 수난 사건의 신비를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묵상을 하다 어느 한 처가 특별히 마음에 다가오면

           그것을 가지고 나머지 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틀에 매여서 각처의 기도문을 읽고 마는 것보다는

        좀 더 깊은 묵상의 기도가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단순히 고통의 무거운 짐을 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통한 부활의 영광을 생각하며

              십자가 이면에 있는 우리를 위한 주님의 큰 사랑을 일깨우는 기도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자주 묵상함으로써

             예수님의 우리를 위한 사랑, 구원, 자유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어머니께서 아들의 모든 것을 느끼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얼마나 자주 그분이 걸으셨던 길을 찾으셨겠습니까?

           우리도 어머니와 함께 주님이 걸으신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성 콘라도는 말하였습니다.

     “십자가는 나의 교과서입니다. 나는 거기에서 겸손과 양순함을 배웁니다.

       또 언제라도 십자가만을 쳐다보면

       즉시 내가 취할 길을 발견하고 가야 할 길에 용기를 얻습니다.”

 

성 요한 비안네는 “십자가는 하느님이

            당신의 사랑스런 자녀들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십자가는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이며,

            십자가는 천당의 문을 여는 열쇠이기도 합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이번 한 주간 십자가를 통한 기쁨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반영억신부(28/3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