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강의/복음 묵상

하느님의 계명과 인간의 자유

윤 베드로 2015. 5. 15. 17:03

●하느님의 계명과 인간의 자유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마태 5, 17).

 

하느님의 율법과 인간의 자유는 마치 줄다리기를 하는 듯하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에게 하느님의 자녀로서 지켜야 할 계명을 주셨다.

그 계명은 우리 인간들을 위해 주어진 것이고 그 대표적인 것이 십계명이다.

계명을 지킨다는 것을 짐스럽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한 방법이 된다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인간이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능력 중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 만물은 그 자체가 지닌 속성, 색깔, 모양 등으로 창조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다.

인간도 그 자체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특히 하느님의 모상을 타고났으며 그러기에 하느님의 신성을 닮은 존재이다.

인간은 진, 선, 미를 추구하는데 학문과 도덕과 예술적 행위를 통해 이를 표현한다.

그리고 인간은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종교적 의무를 통해

          하느님의 성스러움을 닮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창조 질서를 통해 모든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셨다면,

          인간은 그 자연 법칙과 질서에 순응하고

          창조주 하느님의 뜻을 의지적으로 따름으로써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드러낼 수 있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이 밝혀진 것을 계시라고 하며 그것은 자연법과 신정법으로 나타난다.

자연법은 자연 사물에 내재하는 고유한 법칙을 말한다.

가령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엔 나무들이 결실을 맺는다고 했을 때,

        인간은 이러한 자연 사물들의 속성을 이용하여 그 유익함을 취하고

        이러한 법칙을 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신정법이란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것이 구체적으로 성문화된 것이다.

신정법의 대표적인 것은 십계명이다(출애 20, 1-17; 신명 5, 6-21).

이 십계명은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모세에게 발현하시어

                  이스라엘 백성이 지키도록 주신 것이다.

이 계명에는 인간의 유익을 위한 하느님의 지혜가 포함되어 있다.

하느님의 지혜가 인간들을 유익하고 참되게 살게 하고

              올바르게 인도할 목적으로 표현된 것이 율법이다.

그래서 구약의 하느님 백성들은 이 율법을 존중하고

           그 율법을 지키기에 최선을 다해 왔다.

또한 구약의 예언자들은 사람들이 올바로 살지 않고

        악을 저지를 때마다 하느님의 율법을 알려 주며,

        사람들이 이를 지켜 올바른 삶을 살도록 했다.

 

예수께서도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고 하셨다(마태 5, 17).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남에게도 지키도록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며 보람 있는 일이 되겠는가?

그것은 인간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이며,

          우리 인간들이 지켜야 할 법에 순종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이 스스로 자유로이 계명을 지키기를 바라신다.

그러나 강요하시지는 않는다.

우리 인간에게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유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것인데

               인간은 이 자유로써 스스로의 행동을 선택하고 결정한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한 행동에는 책임이 있다.

집회서를 보면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선과 악을 놓고 스스로 선택하라고 하시며,

              그것은 생명과 죽음을 놓고 선택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신다(집회 15, 15-20).

               "네가 마음만 먹으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며

                주님께 충실하고 않고는 너에게 달려 있다"(집회 15, 15).

주님은 인간에게 악인이 되라고 명하신 적이 없고

           또 죄를 범하도록 원하신 적도 없다.

인간이 악해지는 것, 또 죄를 범하는 것, 벌을 받는 것,

           모두 인간의 자유에 대한 책임이며,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왜 이렇게 이 세상에는 악인들이 많으며

           불의와 불합리가 있는가 하고 의문을 던지고 그 책임을 하느님께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하느님은 악을 창조하신 적도 없고

              또 인간에게 악인이 되라고 명하신 적도 없기 때문이다.

세상의 악들은 사람들의 이기적인 욕심과 남을 무시하고 착취하는 데서 온다.

사람들이 자유로 선택한 결과이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명하신다. "나 야훼가 너희 하느님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스스로 거룩하게 행동하여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1, 44).

거룩한 사람이 되도록 자유로운 행동을 요구하시는 주님의 계명은

           생명의 길이며 은총과 축복의 길이다.

그러나 거기엔 또한 수많은 유혹과 어려움이 있다.

인간은 자기 자유를 가지고 선과 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제시하신 법들과 인간의 양심은 인간에게 생의 방향을 알려 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께서 제시하시는 생명의 길,

              은총과 축복의 길을 선택하고 자유로이 하느님께 순종하여 구원을 얻어야 한다.

              "네가 마음만 먹으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며,

               주님께 충실하고 않고는 너에게 달려 있다"(집회 15, 15).

 

                                        <김 웅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