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30-37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30 갈릴래아를 가로질러 갔는데,
예수님께서는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31 그분께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카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하고 물으셨다.
34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하였기 때문이다.
35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셔서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36 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37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늘의 묵상
그리스도인의 삶은 십자가의 체험과 떼어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삶(마태 16,24 참조)에 대한 성찰은,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정체성대로 살고 있는지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때로 끝없이 계속되는 듯한 십자가 체험은 우리를 한숨짓게도 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그러한 우리에게 위로가 됩니다. “의인이 정녕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하느님께서 그를 도우시어,
적대자들의 손에서 그를 구해 주실 것이다.”
주님께서 함께하시니 우리는 인내로 이 시간을 잘 견뎌 내야 합니다.
제2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이 인내의 열매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알려 줍니다.
“의로움의 열매는 평화를 이루는 이들을 위하여 평화 속에서 심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십자가의 체험’에 대하여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죽음 뒤 사흘 만의 부활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여전히 현세적 명예가 중요한 제자들은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며 서로 논쟁을 벌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하고
가르치십니다. 그리고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말씀 안에서, 성체 안에서, 그리고 어린이와 같은 약한 이들 안에서 당신을 발견하고,
당신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세상 것만을 추구하지 말고, 저마다 자기 십자가를 받아들이고 인내하여 구원의 길로 들어선다면,
하느님 나라를 선물로 받게 될 것입니다.
(신우식 토마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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