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5-21
그때에 예수님께서 15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오늘의 묵상
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입니다. 한가위에 가족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쁨과 형제애를 나누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과 조상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우리의 도리입니다.
주님께서는 복음을 통하여, 우리도 당신을 따라 사랑을 실천하라고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복음은 아름다운 이론이나 추상적인 방법론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구체적인 길입니다.
명절에 가족이 함께 모여 나누는 사랑은 신뢰를 쌓고, 소통을 통하여 이해와 깊은 유대를 형성합니다.
하상욱 시인은 가족을 ‘영어’ 같다고 하였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게 표현이 잘 안 되기” 때문이랍니다.
또 때로는 ‘한국어’ 같다고도 합니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참 모르겠기” 때문이랍니다.
우리 가족은 어떠한가요? ‘영어’ 같은가요? ‘한국어’ 같은가요?
우리가 마음으로 대화한다면 우리 가족은 영어도 한국어도 아닌, ‘나눔과 희생을 통한 사랑의 언어’와 같을 것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풍성한 수확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이를 이웃과 나눔으로써,
어리석은 부자가 되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풍요로운 한가위에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우리의 마지막 날을 생각해 봅니다.
인생의 마지막 날 죽음 앞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받은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이고, 우리는 하느님 덕분에 살아갑니다.
하느님과 이웃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사랑을 나눈다면 더욱 행복한 한가위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신우식 토마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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