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4-15
그때에 4 많은 군중이 모이고 또 각 고을에서 온 사람들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5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발에 짓밟히기도 하고
하늘의 새들이 먹어 버리기도 하였다.
6 어떤 것은 바위에 떨어져, 싹이 자라기는 하였지만 물기가 없어 말라 버렸다.
7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한가운데로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함께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8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 자라나서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하고 외치셨다.
9 제자들이 예수님께 그 비유의 뜻을 묻자, 10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비유로만 말하였으니,
‘저들이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11 그 비유의 뜻은 이러하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12 길에 떨어진 것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악마가 와서 그 말씀을 마음에서 앗아 가 버리기 때문에
믿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13 바위에 떨어진 것들은, 들을 때에는 그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뿌리가 없어 한때는 믿다가 시련의 때가 오면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다.
14 가시덤불에 떨어진 것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살아가면서 인생의 걱정과 재물과 쾌락에 숨이 막혀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15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하여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가르쳐 주십니다.
이 ‘신비’는 마지막 날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드러내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 자체이시며, 당신 스스로 하느님 나라를 보여 주신 분이시고,
그 신비를 몸소 지니신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아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은총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예수님께 달렸으나,
주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말씀의 씨앗이 길에 떨어진 경우처럼,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악마가 그 말씀을 마음에서 앗아가 버려 올바로 믿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위에 떨어진 말씀처럼 뿌리를 내리지 못하여 ‘시련의 때’가 오면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짧은 인생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상황과 마주하며 울고 웃고,
때로는 낙담하고, 때로는 희망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좋은 토양을 가지고자 마음의 밭을 잘 가꾼다면,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의 신비는 밝게 빛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간직하고 신앙의 항구함을 간직하는 방법을 오늘 복음의 마지막 부분과
복음 환호송은 이렇게 가르쳐 줍니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신우식 토마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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