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다시 계약을 맺다 ; 경신례 십계(34,10-28)
10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계약을 맺는다.
나는 세상 어느 곳에서도, 어떤 민족에게서도 이루어진 적이 없는
기적들을 너의 온 백성 앞에서 일으키겠다.
너를 둘러싼 온 백성이 주님의 일을 보게 되리라.
내가 너와 함께 할 이 일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11너는 내가 오늘 너에게 명하는 것을 잘 지키도록 하여라.
이제 내가 네 앞에서 아모리족, 가나안족, 헷족,
브리즈족, 히위족, 여부스족을 몰아내겠다.
12네가 들어가는 땅의 주민들과 계약을 맺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것이 너에게 올가미가 될 것이다.
13그러니 너는 그들의 제단들을 헐고 그들의 기념 기둥들을 부수고
그들의 아세라 목상들을 잘라버려야 한다.
①14너는 다른 신에게 경배해서는 안 된다.
주님의 이름은'질투하는 이', 그는 질투하는 하느님이기 때문이다.
15너는 그 땅의 주민들과 계약을 맺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저희 신들을 따르며 창녀짓하고
저희 신들에게 제사를 바치면서 너를 부르면,
너는 그들의 제물을 먹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6또한 네가 그들의 딸들을 너의 아들들에게 아내로 얻어주어,
저희 신들을 따르며 창녀짓 하는 그 여자들이 너의 아들들도
그들의 신들을 따르며 창녀짓 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②17너는 신상을 부어 만들어서는 안 된다.
③18너는 무교절을 지켜야 한다. 내가 너에게 명한 대로,
아빕달 정해진 때에 이레 동안누룩 없는 빵을 먹어야 한다.
네가 아빕달에 에집트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④19태를 맨 먼저 열고 나온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큰 가축이건 작은 가축이건 너의 집짐승 가운데
태를 맨 먼저 열고 나온 수컷은 모두 나의 것이다.
20그러나 나귀의 첫 새끼는 양으로 대속해야 한다.
대속하지 않으려면 그 목을 꺾어야 한다.
네 자식들 가운데에서 맏아들은 모두 대속해야 한다.
아무도 빈손으로 내 앞에 나와서는 안 된다.
⑤21너는 엿새 동안 일하고, 이렛날에는 쉬어야 한다.
밭갈이하는 철에도 거둠질하는 철에도 쉬어야 한다.
⑥22너는 밀의 맏물을 거두어들일 때 주간절을,
⑦해가 바뀔 때 추수절을 지켜야 한다.
⑧23남자들은 모두 일년에 세 번 주 하느님,
곧 이스라엘의 하느님 앞에 나와야 한다.
24내가 민족들을 네 앞에서 쫓아내고 네 영토를 넓혀주며,
네가 한 해에 세 번 주 너의 하느님 앞에 나오려고 올라올 때,
아무도 네 땅을 탐내지 않게 하리라.
⑨25너는 나를 위한 희생제물의 피를 누룩 든 빵과 함께 바쳐서는 안 된다.
⑩과월절 제물을 이튿날 아침까지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⑪26네 땅에서 난 맏물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 너의 하느님 집으로 가져와야 한다.
⑫너는 새끼염소를 그 어미의 젖에 삶아서는 안 된다."
27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말을 기록하여라.
내가 이 말을 조건으로 하여 너와 이스라엘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28모세는 그곳에서 주님과 함께 밤낮으로 사십일을 지내면서,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
그는 계약의 말씀, 곧 십계명을 판에 기록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 하느님과 맺은 계약의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
지켜야 했던 십계명 가운데 첫 계명을 어기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지만 자비와 은총을 앞세우시는 하느님으로 인해
깨진 계약이 다시 체결될 수 있었다.
=이는 부모가 잘못하는 자식을 나무라지만 끝내 버리지 않음으로써
부모-자식간의 유대가 지속되는 것에 비길 수 있다.
*하느님께서 : 먼저 약속하시고 이를 성실히 지키실 것을 밝히신 다음,
이에 따르는 Is 백성의 의무를 밝히시는데,Is이 지켜야 할 의무는 열두 가지로 정리된다.
⇒이중에서 ‘다른 신 예배 금지’(34,14)와 ‘신상 제작 금지’라는
근본 계명을 제외한
열 가지 의무를 흔히 ‘경신례 십계’라 부른다(③-⑫).
경신례 십계는 : 윤리적 십계보다 더 먼저 생긴 것으로 믿어지며,
야휘스트를 거쳐 현재와 같은 꼴로 정리한 이는
예호비스트로 여겨진다.
*모세의 간청을 들으신 야훼 하느님은 :
직접 그 물음에 답하는 대신 계약을 맺겠노라고 약속하신다(34,10).
⇒하느님이 이미 깨진 계약을 문제삼지 않고
다시 계약을 맺겠노라고 약속하신 것에서,
우리는 이 계약이 하느님 쪽에서 일방적으로 베푸시는
사랑과 자비의 계약임을 알 수 있다.
*경신례 십계는 : 단순한 종교 예식 차원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이 가진 삶의 양식이다.
다시 말해 야훼 하느님 이외에
어느 강대국이나 왕정이나 무력에 의존하거나 추종하지 않으며,
하느님에게서 비롯된 모든 생명과 자유를 옹호하고 보존하는 데
경신례 십계가 지닌 근본 의미가 있다.
*경신례 십계 :
①다른 신을 예배해서는 안 된다(34,12-16) :
이스라엘 백성이 의무를 이행해야 할 곳은 가나안 땅이며,
그곳에서 해야 할 첫째 의무는 그곳 주민들과 계약을 맺지 않는 것이다(34,12).
⇒따라서 이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나안의 “제단을 헐고 石像을 깨뜨리며
木像을 찍어 버리는”(34,12)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木像은 : 아세라 여신과 그의 풍요력을 나타내는 제의적 상징을 세웠던
나무 기둥을 말한다.
또 가나안 사람들과 제물을 함께 먹는 종교예식을 갖거나
혼인관계를 맺어서도 안 된다(34,15-16).
그런 행위 역시 야훼 대신 우상을 섬기는 위험성에 빠지게 한다.
②신상을 부어 만들지 말라(34,17) : “17너는 신상을 부어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 계명 역시 : 20장의 첫 계명과 동일하다(20,4).
야훼 하느님은 : 어느 신상으로도 대변되지 않고
오직 당신의 살아 있는 말씀으로 드러나신다.
③무교절을 지켜라(34,18) : “18너는 무교절을 지켜야 한다.”
무교절은 : 가나안에서 햇보리를 거둔 뒤 지난해의 묵은 누룩을 넣지 않고
소금과 물로만 반죽하여 빵을 만들어,
수확을 허락해 주신 야훼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의 축제였다.
또 7일간의 축제기간은 :
하느님을 기억하며 그분이 주신 자유와 생명에 감사 드리고,
궁극적으로 이 세상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경배하는 때였다.
④맏이․맏배 봉헌(34,19) : “19태를 맨 먼저 열고 나온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본래 유목민들은 : 그들의 神에게 더 많은 번식을 빌고
재앙에서 보호해 줄 것을 기원하는 뜻에서
봄철 번식기에 첫 생명인 동물의 맏배를
희생 제물로 바쳤다.
그러나 Is에서는 : 모든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셨다.
따라서 맏이․맏배의 봉헌은 :
원 소유자에게 돌려드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과월절의 밤과 연관되어
θ의 구원을 기리는 감사 예물이기도 했다(민수 8,17).
⇒맏배 봉헌에서 나귀 새끼는 제외되었는데,
그것은 나귀가 이방민족들의 경신예식에서
결실의 상징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⑤안식일을 지켜라(34,21) : “21너는 엿새 동안 일하고, 이렛날에는 쉬어야 한다.”
엿새 동안은 주인․종 할 것 없이 누구나 열심히 일해야 하고,
이렛날에는 마찬가지로 주인․종․동물까지도 쉬어야 했다.
⇒출애굽 이후 안식일은 : 이집트의 노예생활에서 해방됨을 기리고
하느님이 선물하신 그분의 자유에 참여하여 즐기는 날이 되었다.
나아가 무척 바쁜 파종과 수확기에도 쉼으로써
인간이 자기 노력을 기울여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근본적으로 버릴 것을 요구한다.
⑥추수절을 지켜라(34,22) : “22너는 밀의 맏물을 거두어들일 때 주간절을
지켜야 한다.”
추수절(원문의 표현은 週間節)은 : 수확을 감사하는 축제로서,
본문에는 밀 곡식을 처음 거두어들일 때 지내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후대 제관계 달력에서는 :
“곡식 단을 흔들어 바친 안식일로부터 오십 일이 되는 때”,
곧 수확을 끝낸 뒤 지내라고 규정하였기에(레위 23,15-20),
후대에는 오순절이라 불렀다.
⑦초막절을 지켜라(34,22) : “해가 바뀔 때 추수절을 지켜야 한다.”
초막절은 : 해가 바뀔 무렵, 즉 유배 이전에는 가을에 거행되었다.
이 때에는 올리브나 포도 같은 여름 과일을 거두었는데,
이를 기념하는 큰 축제가 열렸다.
⇒포도밭 사이에 초막을 치던 관습에 따라 초막절이란 별칭도 생겼으며,
포도원에서 춤판도 벌어졌다.
⑧성지 순례하라(34,23-24) : “23남자들은 모두 일년에 세 번 주 하느님,
곧 이스라엘의 하느님 앞에 나와야 한다...”
Is의 모든 남자가 한 해에 세 번씩(과월절, 오순절, 초막절)
Is의 하느님 앞에 나타나야 한다는 규정은 성지순례를 뜻한다.
⇒왕정시대 이전부터 야훼의 성지는 길갈, 실로, 베델, 기브온 등지에 있어
이들 중 한 곳을 찾아가야 했다.
예루살렘이 유일한 야훼의 성지로 인정받게 된 때는
기원전 7세기 요시아 왕의 개혁 이후이다.
⑨제물의 피와 누룩 든 빵을 함께 바치지 말라(34,25a) :
“25너는 나를 위한 희생제물의 피를
누룩 든 빵과 함께 바쳐서는 안 된다.”
제물의 피와 누룩 든 빵을 함께 섞으면 썩을 우려가 있으므로
이 계명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와 달리 친교제물을 바칠 때
누룩 든 빵과 함께 바치라는 규정도 있다(레위 7,13 ; 아모 4,5).
⑩과월절 제물을 묵히지 말라(34,25b) : “과월절 제물을 이튿날 아침까지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이 계명이 지닌 실제적 의미는 분명치 않으나,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인간간의 친교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새길 수 있다.
⇒반면에 계약의 책에는 과월절 제물만이 아니라
모든 기름기를 다음날까지 묵히지 말라고 규정되어 있다(23,18).
⑪햇곡식을 바쳐라(34,26a) : “26네 땅에서 난 맏물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 너의 하느님 집으로 가져와야 한다.”
맏이, 맏배와 마찬가지로 햇곡식도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므로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23,19).
⑫새끼를 어미젖으로 삶지 말라(34,26b) : “너는 새끼염소를 그 어미의 젖에
삶아서는 안 된다."
이 계명이 세 번씩(23,19 ; 신명 14,21) 언급된 것으로 보아
이스라엘과 가나안을 구별하는 지침으로 꽤나 중요시 된 것 같다.
⇒염소 새끼를 어미젖으로 삶는 습관은 풍요를 비는 제의와 연결되어
가나안에서 행해졌던 것으로 추정.
⇒그러나 Is에서는 : 생명의 존엄과 특히 생명을 주는
어미에 대한 경외심을 가르치고자,
이러한 가나안 관습을 금지시킨 것으로 보인다.
*계약 체결(34,27-28) :
야훼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27절에서
이제껏 하신 말씀을 기록하라고 이르신 다음,
이 모든 말을 조건으로 삼아
모세를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겠다고 말씀하신다.
⇒앞의 계약과는 달리 이스라엘 백성의 동의나 비준 없이,
모세 단독으로 그 백성을 대신해서 그 백성의 이름으로
하느님과 계약을 맺는다.
모세는 사십 일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그는 계약의 말씀, 곧 십계명을 판에 기록하였다”(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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