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애가
징벌의 한가운데에서(4,1-22)
4,1-10 :
예언자는 시온의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황폐함을 비교하고 있다.
전에는 시온이 순금같이 가치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옹기장이가 만든 질그릇 같은 곳이 되어 버렸다(4:1,2).
전에는 시온이 풍성함으로 인하여 만족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기근으로 인하여 거리에 주린 아이들로 가득하다.
시온의 어미들은 無力하게 되었고 그들의 마음은 황폐하여
자기 품에 있는 젖먹이조차 돌볼 수 없었다.
그래서 들개조차 젖을 내어 새끼를 먹이지만
시온의 어미들은 젖먹이의 혀가 입천장에 붙어 있지만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다(4:3-5).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의 굶주림을 채우기 위하여 자기 자녀를 삶아 양식을 삼았다(4:10).
시온은 소돔과 같이 무너졌다. 그래서 살아있는 사람들보다 차라리
대적의 칼에 죽은 사람이 더 낫게 되어버렸다(4:6-9).
이처럼 예언자는 시온의 현재와 과거를 비교해 보며
무엇이 둘 사이에 그토록 큰 차이를 가져다주었는지 밝히고자 했다.
4,11-16 :
예언자는 이처럼 시온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 후 현재의 황폐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그것은 영적 지도자의 부패함으로 인한 것이었다(4:13).
여기 특별히 영적 지도자들의 죄를 언급한 것은
그들이야말로 백성들의 영적 삶을 바르게 인도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부패함은 곧 이스라엘의 총체적인 부패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지도자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도 책임을 지도록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다.
준비된 자가 지도자로서 세워진다면 모두에게 축복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두를 넘어지게 하는 저주스런 일이 된다.
시온의 영적 지도자들이었던 예언자들과 제사장들이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그들 자신이 존귀한 자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부패하여 성읍 중에서 의인의 피를 흘렸다(4:13).
이로 인하여 하느님의 심판이 임했을 때
그들은 백성들로부터 마치 부정한 자처럼 여김을 받고 성읍에서 쫓겨났다(4:14-15).
4,17-22 :
시온이 멸망하게 된 또 다른 원인은 구원의 하느님을 신뢰하지 않고
오히려 구원하지 못할 나라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 “구원하지 못할 나라”란 애굽을 의미한다.
유다가 바빌론에게 포위되어 멸망이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도
유다는 애굽이 자신들을 구원해 줄 수 있다고 믿고 끝까지 그들을 의지하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유다가 눈이 상할 정도로 애굽을 바랐지만
애굽은 그들을 구원해 줄 수 없었다.
당시 그들의 눈에는 애굽만이 바빌론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나라로 보였다.
그래서 그들은 끝까지 애굽을 의지하였던 것이다.
시온의 죄는 스스로를 대적들에게 노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18절, “저들이 우리 발걸음을 뒤쫓으니”란 대적들의 침략의 대상이 되었다는 의미다.
즉 그들의 연약함이 대적들에게 노출되어 그들에게 침략의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끝이 가깝다”는 시온의 연약함을 본 대적은 마치 공중의 독수리가
먹이를 사냥하기에 빠른 것처럼 신속하게 시온을 침략하였다(4:18,19).
“우리의 목숨인,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는 저들의 구덩이에 붙잡혀 있다네.
우리는 민족들 사이에서 그의 그늘 아래 살리라(4:20).”
우리의 목숨과 주님의 기름 부으신 자는 동격으로 모두 유다왕 시드기야를 말하고 있다.
유다는 그를 신뢰하며 살았지만 그는 지금 대적의 손에 사로잡혔다.
즉 시온의 소망이 무너진 것이다.
21-22절은 유다가 바빌론에 사로잡힐 때
바빌론을 도왔던 에돔의 멸망과 시온의 회복을 예언하고 있다.
에돔의 멸망은 형제의 고난에 대하여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함으로 인한 것이었고
시온의 회복은 하느님의 은혜로 인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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