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는 여신이 아니다
성모님의 공경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각이 있습니다.
어떤 개신교 신자들은 천주교는 ‘마리아교’라고 하면서 비난하기까지 합니다.
이것은 우리 일부 신자들의 태도에서 성모 마리아를 성부, 성자, 성령 다음의 제 4위가 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여신처럼 숭배되는 모습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과 성모님께 드리는 공경이 혼동되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일찍이 교회는 성모 공경과 하느님 흠숭을 구별하였습니다.
하느님께는 흠숭지례(欽崇之禮), 성인들에게는 공경지례(恭敬之禮), 특히 마리아께는 특별한 공경의 의미에서
상경지례(上敬之禮)를 드린다고 가르쳤습니다. 이것은 기도문의 구성에서도 명확히 구별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는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저희의 기도를 허락하소서.”하고 끝맺음을 하지만
성모님을 비롯한 성인들에게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저희의 기도를 전구하여 주소서.”하는 형식으로
맺음을 합니다. 즉 모든 기도의 최종 결정권자는 하느님이심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올바른 성모신심과 공경에 대해 몇 가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1. 마리아님은 여신이 아닙니다. 성모님의 품에 안겨있는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성모님의 옷자락에 가려서는 안 됩니다.
성경에서는 성모님은 늘 예수님의 뒷전에 머물러 계셨습니다. 동방 박사의 선물도 아기 예수님이 받도록 하였고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도 아들의 능력을 믿었고 따라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시며
다른 사람도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기를 가르쳤습니다.
참된 성모 신심은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알게 해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지 못할 때 참된 공경이 될 수 없습니다.
2. 성모님을 공경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분이 예수님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에 동정녀요, 죄 없이 잉태되시고 사셨으며, 승천하셨다고 믿는 것입니다.
3. 그러나 성모님께 대한 공경은 단순히 예수님을 잉태하고 출산한 사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주님께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르3,35)하셨듯이
누구보다도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천사로부터 예수님 잉태 예고를 전해 듣고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고 순명하셨는데
당시 풍습에 의하면 그 순명은 곧 죽음을 각오한 응답이었습니다.
4. 그리고 당신이 말씀에 순종하였을 뿐 아니라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2,5)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께 순종하도록 가르친 것은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하였기 때문입니다.
5. 성모님은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2,35)라고 한
시메온의 예언처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는 순간까지 그와 함께함으로써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고통의 길에 동행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승천 후에는 제자들과 더불어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사도1,14)하셨습니다.
성모님은 바로 모든 그리스도인이 행하여야 할 하느님의 사랑,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보여주셨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걸어가야 할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믿으셨기에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분으로서 그 은총을 죽는 날까지 지키셨습니다.
우리는 성모 마리아의 공경이 결코 하느님의 흠숭을 방해하기보다는 오히려 하느님 흠숭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본보기요,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시는”(루카1,52) 하느님의 자비를 그분에게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한 신앙인이 신앙을 통해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을 그분의 삶에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모님 공경은 당연히 권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 말씀에 대한 순종,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 법에 대한 성실한 준수, 겸손, 고통을 묵묵히 감수하는
인내, 기도의 자세 등 그분의 삶을 본받는 일이 우선되지 않는 공경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참된 공경은 그분의 삶을 본받는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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