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갈라지다(12,20-33)
12,21-24 :
예루살렘으로 쫓겨 온 르호보암은 유다지파와 베냐민 지파 가운데
군사 십팔만을 모아 그들의 힘으로 잃어버린 이스라엘을 자기에게로 돌리려 하였으나
하느님께서 그 일을 막으셨음으로 이룰 수 없었다.
하느님은 예언자를 그들에게 보내 형제와 싸우지 말 것을 말씀하시며
이 분열은 하느님께로 인한 것임을 말씀하셨다.
12,25-33 :
여로보암은 이스라엘의 왕이 된 후 자기 백성들이 자신을 배반하고
다윗에게 돌아갈 것에 대하여 두려워했다.
특별히 그가 두려워한 것은 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는 독립을 하고 있었지만
신앙적으로는 여전히 하나의 나라였기 때문이다.
특별히 이스라엘이 분열 된 후에도 예루살렘 성전은 여전히 유다와
이스라엘 모두에게 하느님께 제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신뢰하지 않고 있던 여로보암에게 성전 예배는
자신의 왕권을 위협하는 요소들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 백성들에게 성전 예배를 계속 허용하는 한,
언젠가는 그들이 다윗의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로보암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그것은 북쪽 이스라엘에 예루살렘 성전을 대신할 수 있는
예배의 처소를 짓고 이스라엘로 하여금 그곳에서 예배드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여로보암은 자신의 왕권을 위협하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진단했고
또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정확하게 처방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문제를 인간의 사고를 통해 볼 수는 있었지만
신앙의 눈으로 보지는 못했다.
만일 하느님의 백성이 현실 가운데 직면한 문제를 신앙의 눈으로 보는 법을 알지 못한다면
세상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즉 믿음으로 살아야 할
사람들이 세속적인 방법으로 살 수 밖에 없고
그렇게 살 때 하느님과 원수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은 아버지께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로보암의 불행은 신앙의 눈으로 보아야 할 때
육신의 눈으로 본 것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그는 백성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예배하기 위하여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금송아지 둘을 만들어 각각 벧엘과 단에 두고
이스라엘을 향하여 “너희가 다시는 예루살렘에 올라갈 것이 없도다.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올린 너희의 신들이다” 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절기의 날짜도 임의로 정함으로 이스라엘로 하여금
하느님께서 율법으로 정해 주신 절기를 일부러 잊어버리도록 했다.
이처럼 여로보암의 교활한 일로 인하여 이스라엘은
구조적으로 우상 숭배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여로보암의 일은 자신과 이스라엘 모두를 멸망하게 한 것이다.
이처럼 여로보암의 행한 일이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 ‘다윗의 길’과
대립되는 개념으로서 “여로보암의 길”이라고 불렸으며
또한 이 길이 멸망으로 향하는 길의 상징이 되었던 것은
그의 행위가 구조적으로 이스라엘이 악에 빠질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결과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여로보암은 하느님으로부터 장차 이스라엘의 열 지파 왕이 될 자로 택함 받은 자였다.
그러나 그는 하느님의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높아짐으로 인하여
솔로몬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애굽으로 도망하였다.
만일 그가 하느님께서 예언자를 통해 자신에게 주신 말씀을 마음에 품고
그분의 시간까지 섭리적인 인도하심을 받았더라면
그는 믿음의 사람이 되었을 것이고 이스라엘을 복된 곳으로
인도할 수 있는 지도자로 준비 되었을 것이다.
여로보암이 이렇게만 되었더라면 그의 나라는 유다 왕국보다
더 영적이었을 것이고 그의 나라는 견고하게 세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겸손히 준비 되어야 할 시기에 오히려 교만으로 인하여
애굽으로 도망가서 우상 숭배를 배웠다.
결국 이것이 그로 인하여 스스로를 넘어뜨리고
또한 이스라엘을 넘어뜨린 비극이 되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비록 우리가 부르심을 받았을지라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세워 주실 때까지 겸손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섭리를 통하여 인도해 주시는 것에 따라 행하는 것이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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