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공부/요한묵시록 공부

처음 네 개의 나팔(8,6-13)

윤 베드로 2016. 8. 30. 15:03

제4부 어둠의 세력의 패망(8,6-13,18)


1. 처음 네 개의 나팔(8,6-13)


일곱 번째 봉인이 떼어진 후 ‘침묵’이 반시간 가량 지속되었었다.

천사들의 찬양노래도 없고 순교자들의 찬가도 없다.

오직 철저한 침묵만이 흐를 뿐이다.

하늘과 땅의 침묵만이 무한한 사랑의 신비에 적합한 유일한 응답이다.

왜냐하면 이제 드러나는 분은 다른 아닌 하느님의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모든 역사의 비밀을 여실 분이 바로 그분이시다.

오직 그분 안에서만이 인간의 모든 사건과 삶과 죽음까지도, 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나팔을 가진 일곱 천사가 차례차례 나팔을 불면서 징벌의 재앙이 쏟아진다.

일곱 나팔은 세상과 그의 하느님과의 만남이라는 유일무이하면서도 영원한 순간을 예고하게 될 것이다.

하느님은 당신이 이루신 창조사업의 일부를 거침없이 파괴하심으로써

             세말 심판의 무서움을 예감케 하신다.

창세기에 언급된 우주의 창조질서가 삽시간에 삼분의 일씩 허물어진다.

하느님을 배반하고 우상숭배에 빠진 이들이 세상과 더불어 재앙을 맞이한다.

첫째로 땅의 삼분의 일이(7절), 둘째로 바다의 삼분의 일이(8-9절),

          셋째로 강과 샘물의 삼분의 일이(10-11절), 넷째로 전체의 삼분의 일이(12절) 파괴된다.

한편 본 대목에서 언급되는 재앙들은 출애굽기에 나오는 에집트에 내려졌던 재앙들을 연상시켜 준다.


[6절] 바로 앞부분에서 천사는 제단의 불을 땅에 던짐으로써 심판이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나팔소리가 구체적으로 심판을 하나하나 밝혀줄 것이다.

 

 

[7절] 첫 번째 나팔

첫 번째 나팔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반시간 가량 지속되었던 하늘에서의 침묵(8,1)이 깨어져 버리고,

           땅과 푸른 풀이 타 버렸고 생명을 영위케 해 주는 물이 독 쑥으로 변했으며

           천체가 큰 타격을 받았다.

이 이야기는 출애9,22-25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비슷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상황이나 재앙의 취지, 상대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번개가 번쩍거리며 우박이 맹렬하게 쏟아졌다. 에집트 나라가 생긴 뒤로

            멀찍이 볼 수 없었던 심한 우박이었다.”(출애9,24)


[8-9절] 두 번째 나팔

불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져서” : 이 말은 화산의 분출을 상징하는 것 같다.

실제로 기원후 79년 8월에 베주비오(Vesuvius)산의 화산 폭발이 있었다.

이때 화산의 용암이 나폴리와 그 항구까지 삼킬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기원전 196년에 파트모스섬이 있는 에게해에 화산이 폭발하여

        그 분출물로 “팔라이아 카우메네(Palaia Kaumene)”라는 섬이 생겨났다.

한편 요한 묵시자가 파트모스섬에 유폐되어 있었을 때 활화산(테라 화산) 섬을 보았을 것이고

       거기서 “불붙는 큰 화산...”이라는 묵시를 영감 받았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활화산이 폭발하면 섬 주위 바다를 분출된 철산화물에 의해 오렌지빛으로 물들이게 된다.

이런 현상을 토대로 묵시록 저자는 “바닷물의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라고 묘사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출애7,20에서 묘사하고 있는 첫 번째 재앙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그가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 앞에서 지팡이를 들어 나일강 물을 내려치자 강물이 모두 피가 되었다.

 

[10-11절] 세 번째 나팔

큰 별하나가 떨어져 재앙을 가져오는데, 이를 “쑥”이라고 일컫고 있다.

공동번역은 단지 “쑥”이라고 번역했으나 “쓴 쑥”이 더 옳다.

이 “쓴 쑥”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쑥과는 다르고, 유해하긴 하지만 치명적인 풀은 아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쓴 쑥” 자체보다는 “쓴 맛” 때문에 더 두려워했다.

즉 우상숭배의 책벌로 내려진 하느님의 징벌이 자주 이 “쓴 쑥”에 비유되었다.

즉 쓴 쑥의 쓴 맛은 항상 불순종하는 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의 쓴 맛을 의미했다.

 예컨대 신명29,17-18과 예레9,14-15; 23,15에서는 이 쓴 쑥의 뿌리에 쓸개 까지 곁들여서

           쓴 맛을 더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2절] 네 번째 나팔

하늘의 빛들(해와 달과 별)의 삼분의 일이 어두워지는 장면은 출애10,21-23의 내용과 흡사하다.

이렇게 지금까지의 네 개의 재앙중에서 세 개의 재앙(첫째, 둘째, 넷째)은

           에집트에서 출애굽때의 재앙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있다.


[13절]화를 입으리라”: 이 용어가 세 번씩이나 반복되는데

            이 저주 언사는 나머지 세개의 나팔이 남았음을 염두에 두고 세 번 반복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