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룹은 아담을 쫓아내신 하느님이 에덴동산의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지키게끔 만드신 존재로 성서에서 처음 나타난다(창세 3,24.)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이 현존하는 상징이 되었던
계약궤를 황금 거룹들이 지키는 것으로 언급된다(1열왕 6,23-28).
구약성서에서 거룹은 흔히 사람 얼굴 또는 짐승 얼굴에
날개를 가진 초인적 존재로 묘사된다.
거룹들은 주로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지키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하느님이 모세에게 성막을 만들게 했을 때도 거룹의 위치는
항상 지성소 안 계약궤 위였다(탈출 25,20).
이처럼 구약성서에서 거룹들은 하느님을 호위하는 존재들로,
하느님 영광과 신성을 드러낸다.
또한 거룹은 하느님의 전차나 말로서 야훼를 태우고 다니며(2사무 22,11)
시종으로서 하느님을 모시는 역할을 맡았다.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현존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은
무엇보다도 성막이었다. 요즘으로 말하면 성전에 해당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이 제시하신 설계대로 성막을 만들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카시아 나무로 증거궤와 제사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순금으로 등잔 일곱 개를 만들어 등잔대 위에 올려놓도록 했다.
가장 거룩한 장소인 지성소는 성소 안쪽에 있으며,
거기에는 거룹 모양을 수놓은 휘장이 쳐져 있었다.
그리고 지성소에는 하느님 현존 증거가 되는 계약궤가 있었다.
계약궤를 덮은 속죄판 위에는 마주보고 서 있는 거룹 형상이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계약궤를 하느님의 발판이라 여겼으며,
전례 중에 하느님을 만나고 죄가 사해지는 장소로도 여겼다.
가톨릭에서는 거룹이 智天使로 번역되어 천사의 하나로 되어 있다.
거룹의 복수형은 케루빔이다. 케루빔은 전례를 담당하는 천사,
하늘 성전을 지키는 천사로 표현되었다.
케루빔은 가톨릭 미사 감사기도문에서도 등장한다.
따라서 거룹은 항상 하느님 영광과 관련있다.
거룹들과 함께 나타난 주의 영광으로 성전에 주의 영광이 가득 찼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거룹은 주님 재림의 위엄 가운데도 항상 등장한다.
허영엽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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