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공부/루까복음 공부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24,13-35)

윤 베드로 2023. 7. 1. 07:45

13바로 그 날 거기 모였던 사람들 중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한 삼십 리쯤 떨어진

            곳에 있는 엠마오라는 동네로 걸어가면서

             14이 즈음에 일어난 모든 사건에 대하여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15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가 가서 나란히 걸어 가셨다.

16그러나 그들은 눈이 가리워져서 그분이 누구신지 알아보지 못하였다.

17예수께서 그들에게 "길을 걸으면서 무슨 이야기들을 그렇게 하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인 채 걸음을 멈추었다.

18그리고 글레오파라는 사람이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던 사람으로서 요새 며칠 동안에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다니, 그런 사람이 당신 말고 어디 또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19예수께서 "무슨 일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이렇게 설명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에 관한 일이오. 그분은 하느님과 모든 백성들 앞에서

                   그 하신 일과 말씀에 큰 능력을 보이신 예언자였습니다.

20그런데 대사제들과 우리 백성의 지도자들이 그분을 관헌에게 넘겨 사형선고를 받아

                 십자가형을 당하게 하였습니다.

21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실 분이라고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이미 처형을 당하셨고, 더구나 그 일이 있은 지도 벌써 사흘째나 됩니다.

22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인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을 찾아 가 보았더니 23그분의 시체가 없어졌더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천사들이 나타나 그분은 살아 계시다고 일러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24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 보았으나 과연 그 여자들의 말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25그 때에 예수께서 "너희는 어리석기도 하다!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그렇게도 믿기가 어려우냐?

26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기 전에 그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하시며

                       모세의 율법서와 모든 예언서를 비롯하여 성서 전체에서

                        당신에 관한 기사를 들어 설명해 주셨다.

28그들이 찾아가던 동네에 거의 다다랐을 때에 예수께서 더 멀리 가시려는 듯이 보이자

29그들은 "이젠 날도 저물어 저녁이 다 되었으니 여기서 우리와 함께 묵어 가십시오" 하고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집으로 들어 가셨다.

30예수께서 함께 식탁에 앉아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 주셨다.

31그제서야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를 알아보았는데 예수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32그들은 "길에서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서를 설명해 주실 때에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33그들은 곧 그 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가 보았더니 거기에 열 한 제자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34주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셔서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35그 두 사람도 길에서 당한 일과 빵을 떼어 주실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예수시라는 것을

              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사람들에게 나타나신 이야기를󰡐발현사화󰡑라 한다.

발현사화는 : 마태오, 루가, 요한 복음서에 나오는데(원 마르코 복음서에는 없다),

루가 복음 24, 13-35절에 나오는 발현사화가 가장 아름답다.

이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시켜준다.

루가는 이 이야기를 통하여 교회에 또 다른 가르침을 주고자 했다.

 

이 이야기는 : 부활한 예수님의 성서 해설과 빵을 떼는 모습에서

                           예수님을 알아보게 되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서 인용문과 그 해석에 관련된 부분(25-27),

          케리그마적인 선언과 전례적인 동작(30) 등은

          이 이야기가 호교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교의적이고 전례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해 준다.

 

*엠마오 발현사화는 : 상봉(13-16), 대담(17-27), 식사(28-31),

              귀경(32-35) 순으로 짜여 있다.

              이 가운데서 대담과 식사가 사화의 핵심이다.

 

제자들은 : 대담 때의 느낌을 회상하여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이해 주셨을 때에 우리 마음이 뜨거워지지 않았습니까?”(32) 했다.

또 빵을 떼어 주신 순간에는 그들은 눈이 열리어 그분을 알아 보았다”(31).

 

그러니까 제자들은 성경 풀이를 들었을 때 예수님을 느꼈고,

                    식사했을 때 그분을 알아보았다는 것이다.

 

이는 : 엠마오 발현사화가 형성전승될 무렵의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예수의 현존을 체험했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미사 때 예수의 현존을 체험했는데,

        즉, 성경 낭독과 해설을 들을 때(말씀 전례 때)  예수의 현존을 느꼈고,

         공동으로 식사할 때(성찬의 전례 때) 현존을 알아보았다는 것이다.

 

*13-35절의 내용 :

두 사람이 : 여인들로부터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들은 날, 엠마오로 돌아간다.

도중에 그들 앞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지만,

             그들은 눈이 가리워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두 사람은 : 열 두 제자는 아니지만

                       엠마오 마을에 살고 있는 예수를 따르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과월절을 위해 예루살렘에 와 있다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그 날 엠마오로 돌아가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 그들과 얘기를 나누시고 성서를 가르쳐주셨는데(17-27),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그들은 뜨거운 감동을 받게 된다.

 

그들은 : 엠마오에 도착한 예수님과 함께 식사를 나누는데,

                예수님께서는 이 식사 자리에서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후

                 그것을 떼어 나누어 주시는데

                 그 모습은 최후 만찬을 연상하게 한다(28-30).

                 그때야 비로소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게 된다.

 

이는 : 초대 교회 신자들이 어떻게 예수님의 현존을 체험했는지를 전해주는 이야기.

=다시 말해 말씀을 듣고 성체를 모실 때(예수님이 빵을 쪼개 나누어 주실 때)

                    예수님을 체험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루가는 말씀과 성찬이 똑 같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치고 있다.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두 사람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

그곳에는 이미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체험을 서로 나누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제자들에게 지상에서의 마지막 말씀을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