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의 머릿돌
우리네 목조 건축은 우선 기초를 놓고 나서 집을 받칠 대들보를 세우지만
중동 아시아나 유럽에서는 보통 자연석이나 벽돌을 써서
집을 세워 나가는데 건물의 네 귀퉁이에 놓는
모퉁이의 머릿돌이 집의 주된 버팀이 됩니다.
모퉁이의 머릿돌은 :
①각진 모양을 한 돌로 골라 그 위에 양쪽으로 쌓아올릴
두 벽이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②그 머릿돌에는 대체로 건물주의 이름이라든가
어떤 성인의 이름을 새겨 넣습니다.
③최근에는 기공 연월일도 남기게 되었습니다.
건축에서는 뿔뿔이 있던 건축 자재를 하나로 모아
그 용도에 따라 구축하고 살기 좋은 집을 만듭니다.
하느님께서도 마치 집을 짓듯이 이 세상을 지으셨다고
성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그렇게 세상물정을 잘 알거든 말해 보아라.
누가 이 땅을 설계했느냐? 그 누가 줄을 치고 금을 그었느냐?
어디에 땅을 받치는 기둥이 박혀 있느냐?
그 누가 세상의 주춧돌을 놓았느냐?"(욥기 38,4-6).
또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이라는 겨레를 세우실 때에도
같은 비유를 쓰십니다.
"보아라, 내가 시온에 주춧돌을 놓는다.
값진 돌을 모퉁이에 놓아 기초를 튼튼히 잡으리니
이 돌을 의지하는 자는 마음 든든하리라"고 하십니다(이사 28,16).
이스라엘이 주변 민족에게 굴욕을 당했을 때에도
역시 "집짓는 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 야훼께서 하신 일이다"(시편 118,22-23)라는
위로의 말씀을 듣습니다.
신약성서에 나오는 포도밭과 농부의 비유(마르 12,1-12)에는
예수님 자신도 앞의 시편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당신이 바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버림받은
모퉁이의 머릿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돌이 많은 지층 위에 있어서
어디서든지 손쉽게 돌을 찾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집을 짓고자 한다면 우선 여기저기서 돌을 모아다가
그 쓸모에 따라 골라 소용없는 돌은 버립니다.
하지만 혹 다른 사람들이 그 버린 돌이 자기에게는 소용이 있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풍토나 상황을 바탕으로
당신은 이스라엘 사람에게는 버려졌으나
하느님에 의해 새로운 이스라엘 교회의 머릿돌로 선택된다는
신비를 비유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한층 더 구체적으로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이 건물이라면 그리스도께서는 그 건물의 가장 요긴한
모퉁잇돌이 되시며 사도들과 예언자들은 그 건물의 기초가 됩니다.
온 건물은 이 모퉁잇돌을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고 점점 커져서
주님의 거룩한 성전이 됩니다.
여러분도 이 모퉁잇돌을 중심으로 함께 세워져서
신령한 하느님의 집이 되는 것입니다?(2,20-22).
베드로 사도도 마찬가지로
"주님께로 가까이 오십시오. 그분은 살아있는 돌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을 받은 귀한 돌입니다.
여러분도 신령한 집을 짓는 데 쓰일 산 돌이 되십시오.
그리고 거룩한 사제가 되어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만한
신령한 제사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리십시오"(2,4-5)하고
가르칩니다.
오늘날도 성당을 세울 때 우선 모퉁잇돌을 축복하여
새로운 교회의 토대로 삼습니다.
<성서의 상징, 장익, 분도출판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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