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절이 오면 우리 민족은 조상들을 생각하고 제사를 바친다.
천주교 신자도 제사에 참례할 수 있고 제사도 집전할 수 있는가?
이것은 우리시대에 중요한 문제이다.
이 땅에 천주교회가 들어오다 박해를 받은 원인 중에 하나는 제사 거부였다.
전라도 교우 윤치충 권상연은 부모의 제사를 페하고 신주를 불 살아버려
드디어 불효막심한 죄인의 사형선고를 받아 순교 당했다.
제사는 동양 사상이었고 서구의 선교사들이 동양에 진출하여보니
옛날 제사가 그들에게는 너무나 미신적인 요소로 나타났다.
그래서 그 사실을 교황청에 알리자 교황청에서는
그것을 일종의 미신이라 해서 당초에는 그것을 금했다.
초대 우리 한국교회에서도 미신적인 요소가 있고 교황청에서 금한 사실이 있어
중국주교는 한국의 제사를 금했다.
그러다가 시대가 흐르고 교회의 동양연구가 깊어지고
교회의 토착화 문제 민족 문화가 전통을 존중하는 풍토가 일기 시작하자
교황청에서는 동양 제사를 다시 연구한 결과
오늘의 동양 제사는 미신이 아니고 미풍양속으로 판단했다.
「죽은 이 섬기기를 산이 섬기듯 하라」(사사여사생(事死如事生))는
그 아름다운 점을 파악하고 천주교와 제사와는 아무런 신앙적인 충돌이
있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교황청에서는 교황 삐오11세께서
1935년 공자님 존경을 허락했고 1936년에는 일본의 신사참배도 허락했으며
드디어 1939년 12월 8일「중국 예식에 관한 훈령」을 통해 제사 문제를 허용했다.
그러나 아직도 제사 부분에 흐르고 있는 미신적인 요소는 천주교 신자들이 할 수 없다.
예컨데 합문(閤門. 죽은 흔이 와서 제물을 흡향하기 위해 잠시 문을 닫는 것)
또는 고복(睾復. 죽은 혼을 다시 불러들이는 예식)등은
미신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허락되지 않는다.
모든 가족들이 천주교 신자면 위령미사를 봉헌하고 연도를 바치면 무관하지만
가족 중에 특히 종가에서는 천주교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조상제사를 주장하면
천주교 신자들도 그것을 한국적인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효도로 생각하고
음식을 차려놓고 절을 하면서 전통적인 제사에 참례할 수 있다.
축문도 정확하게 말해서 미신적인 요소는 허용이 안 되지만 후손들이 그 의미도 잘 모르고
전통적인 의식에 따라 한다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박도식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