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공부/탈출기 공부

모세가 미디안으로 달아나다(2,11-22)

윤 베드로 2022. 12. 27. 17:55

11모세가 자란 뒤 어느 날, 그는 자기 동포들이 있는 데로 나갔다가,

                그들이 강제 노동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그는 에집트 사람 하나가 자기 동포 히브리 사람을 때리는 것을 보고,

         12이리저리 살펴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

         그 에집트인을 때려죽이고서 모래 속에 묻어 감추었다.

13그가 이튿날 다시 나가서 보니, 히브리 사람 둘이 싸우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잘못한 사람에게 󰡒당신은 왜 동족을 때리시오?󰡓 하고 말하였다.

14그자는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판관으로 세우기라도 했소?

당신은 에집트인을 죽였듯이 나도 죽일 작정이오?󰡓 하고 대꾸하였다.

그러자 모세는 󰡐이 일이 정말 탄로나고야 말았구나.󰡑 하면서 두려워하였다.

15파라오는 그 일을 전해 듣고 모세를 죽이려 하였다.

그래서 모세는 파라오를 피하여 도망쳐서,

            미디안 땅에 자리잡기로 하고 어떤 우물가에 앉아있었다.

16그런데 미디안의 사제에게는 딸이 일곱 있었다. 이들이 그곳으로 와서

                물을 길어 구유에 채우고서는 아버지의 양떼에게 물을 먹이려 하였다.

17그때 목자들이 와서 그들을 쫓아내었다.

그러자 모세가 일어나서 그 딸들을 도와 양떼에게 물을 먹여주었다.

18그들이 아버지 르우엘에게 돌아가자, 󰡒오늘은 웬일로 일찍 돌아왔느냐?󰡓 하고

                그가 물었다. 19󰡒어떤 에집트 사람이 우리를 목자들의 손에서 구해 주고,

                우리 대신 물까지 길어서 양떼에게 먹여주었습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20그가 딸들에게 말하였다. 󰡒그가 어디 있느냐? 어째서 그 사람을 내버려두었느냐?

             그를 불러다 음식을 대접하여라.󰡓

21그뒤 모세가 그 사람의 청을 받아들여 함께 살기로 하자,

             그는 자기 딸 시뽀라를 모세에게 주었다.

22그 여자가 아들을 낳자, 모세는 󰡒내가 낯선 땅에서 이방인이 되었구나.󰡓 하며

                     그 이름을 게르솜이라 하였다.

 

*이 부분은 : 두 가지 일화로 나누어진다.

첫째, 11-15a: 모세가 장성한 후에 있었던 일화

둘째, 15b-22: 미디안 지방으로 피신하여 살았던 일화.

 

*줄거리 :

모세가 파라오의 궁중에서 자랐지만, 히브리인에게 강한 同族意識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어른이 된 다음(사도행전 7,23은 약 40년 뒤),

                자기 동족들이 강제노동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同族을 때린 이집트인을 때려죽인 뒤 모래 속에 묻어 버렸다.

모세는 얻어맞고 있는 동족에 대한 연민과 억압받는 약자를 향한

               정의감에 불타 폭력을 사용했다.

    즉, 살인에 死體 유기까지 한 셈이다.

이튿날은 히브리인들끼리 싸우는 것을 말리려하자,

                    모세의 살인사건을 들먹이며, "나도 죽일 작정이냐"라며 대든다.

모세에겐 이집트 왕자의 신분으로 히브리인들의 시시비비를

                   가릴만한 권한이 없다는 말이다.

모세가 이집트인을 살인 및 사체 유기한 것은 형제에 대한 연민, 형제애,

                弱子를 향한 정의감 등이 즉각적이고 결렬한 분노로 나타났기 때문이며,

                그러나 자기 힘으로, 자기 기준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은

                오히려 문제를 惡化시켰다.

결국 모세는 일이 탄로 난 것을 알고 두려워하였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파라오는 모세를 죽이려 하자”(2,14-15),

             이집트에서 멀리 떨어진 시나이반도의 미디안 땅으로 도망가게 된다.

             즉, 아무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히브리 신세가 된 것이다.

그곳 우물가에서 弱肉强食의 현장,

            즉, 여자들이 먼저 와서 물을 긷고 양떼에게 먹이려고 하는데,

            남자 목동들이 나타나 그들을 쫓아내는 것을 보고,

            모세는 못 본체 하지 않고 먼저 온 여성들의 권리를 지켜준다(2,17).

우물은 : 광야와 사막에서 목축을 하는 유목민들에게

                 생명과 재산을 보존하는데 매우 소중한 곳.

그 결과 오갈 데 없는 떠돌이 신세로서 도움이 필요하던 모세

                 그곳에 피난처를 얻고 정착해서, 사제의 딸인 시뽀라와 결혼하게 되며,

                 과거에 누렸던 富貴와 영예, 꿈과 이상을 모두 버리고,

                 한낱 양치는 牧者의 생활,

                 즉 그저 내 한 몸이나 잘 간수하자는 식의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모세는 어느 날 밖에 나갔다가 동족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

모세는 당시의 고위층 자제들과 같이 궁중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히브리인이라는 자신의 신원에 대한 인식과 믿음

              굳게 자리잡고 있었다고 보인다.

(참고 ; 라므세스 시대에도 궁중학교에 셈족 계통의 외국인 학생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입증되어 있다)

가만히 있으면 파라오의 왕족으로서 부족한 것 없이

                영화를 누리고 살아갈 수 있었지만,

                모세는 자신의 안전지대를 떠나 자신의 동족이 살고 있는

                 ‘미디안 땅으로 나간다.’ - 일종의 엑소도스(exodos)

 

모세는 : 동족(히브리어 원뜻; 형제)들이 에집트인에게 강제노동을 당하고

                  얻어맞는 현장을 보고 형제에 대한 연민, 형제애,

                   억압받는 약자를 향한 정의감에 불타 학대자를 죽인다.

 

*무대장면은 : ‘미디안 땅으로 바뀌고, 모세는 정처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어

                        미디안 어느 우물가에 앉아있다.

미디안족은 : 에돔 남쪽 아카바만을 사이에 두고 그 양편 해안에 살고 있었는데,

                         모세가 도망간 곳은 서쪽의 시나이반도였다고 짐작된다.

 

*16- ; 미디안 땅 우물가에 앉아있던 모세는

              먼저 우물가에 왔음에도 질서를 지키지 않는 목동들의 행패를 보고

              또 다시 의협심을 발휘한다.

폭력은 : 문명의 세계인 에집트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같은 어려움 처지에 있던 동족에서도 있었고,

         여기 반유목민 세계에도 억압과 완력은 있다

나약한 처녀 목동들이 억센 목동들에 의해 불의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 모세가 일어나 그 처녀들을 도와 목동들을 쫓아 버리고

         양들에게 물을 먹일 수 있게 해 준다

 

언제나 약한 자의 편, 정의의 편에 서있는 모세의 행위,

그러나 에집트에서와 미디안에서는 그 해결방식의 커다란 차이점을 발견한다.

에집트에서는 : 모세 자기의 힘으로,

               그것도 은밀히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점에 있어서,

               또 상대방을 죽여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폭력적 해결방식 역시

                파라오의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미디안 우물가에서는 :

                무질서와 폭력의 희생이 되는 약자를 도와주려는 동기는 같으나

                 폭력에 대한 태도의 전환점을 맞는다.

   에집트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해결하였으나

              미디안에서는 생명을 살리는 방법,

               비폭력적 방법을 선택하였다는 것이다.

(사막에서의 우물 = 생명,

우물물을 마시게 하는 것 = 생명을 살리는 것)

이 사건으로 여자들의 아버지 르우엘의 환대를 받게 되고

                         마침내 그의 사위가 된다.

 

*이제 모세는 : 파라오 체제의 영향권을 벗어나 형제들의 고통을 기억하며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을 찾기 위해서 또 하느님과 만나기 위해

                        온 정신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기나긴 시간을 갖게 된다.

 

※모세 장인의 이름은 여러 전승에서 다르게 나타나는데 :

            이드로(출애 3,1 ; 18,1),

            호밥(민수기 10,29 ; 판관 4,11),

            르우엘(출애2,18)이라고 나오는데,

            르우엘은 씨족의 우두머리로서 이드로의 아버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