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6/1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윤 베드로 2021. 6. 1. 10:52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3-17
그때에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은
13 예수님께 말로 올무를 씌우려고,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을 보냈다.
14 그들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진실하시고 아무도 꺼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과연 스승님은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
15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위선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 다오.”
16 그들이 그것을 가져오자 예수님께서,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이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그들은 예수님께 매우 감탄하였다.

 

오늘의 묵상

오늘 우리가 듣게 되는 복음의 내용은 예수님을 향한 부정의 감정을 드러내는 ‘올무’에서 시작하여

        ‘감탄’이라는 긍정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여 줍니다.

주목할 점은, 올무가 감탄으로 바뀌는 그 자리에 바로 하느님께서 계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향한 모함을 마주하는 가운데, 어떤 화려한 언변이 아닌 하느님을 통해서 대답하십니다.
그러하기에 오늘의 복음은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하게 해 줍니다.
첫째,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신앙의 의문들, 신앙과 삶의 질문들은

        우리의 생각과 판단을 통해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고를 바탕으로 우리가 지닌 신앙에 대하여 우리 자신에게 ‘올무’를 씌우려 합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신앙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우리는 ‘합당한가, 합당하지 않은가?’,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라는 올무를 마주하게 되고, 결국 올무에 걸리고 맙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마주하고, 우리가 던지는 신앙의 의문에 대한 답은

                하느님 안에서만 해결됨을 오늘 복음은 알려 줍니다.
둘째, 예수님의 대답처럼,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황제에게 세금은 바칠 줄 알면서, 하느님께 하느님의 것을 돌려드릴 줄은 모릅니다.

‘성공’과 ‘부’(富)라는 이 시대의 황제에게 우리는 많은 세금을 바치면서 살아갑니다.

부귀영화가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아까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세금을 바칩니다.

반면에 하느님께 속한 것은 어떠한가요?

주님께 속한 것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지도 않고, 자연스레 하느님께 드릴 생각을 하지 않고 지냅니다.

그런 우리에게 시편의 저자는 소리 높여 외칩니다. “주님 것이라네, 세상과 그 안에 가득 찬 것들”(시편 24[23],1).

        세상과 세상을 채우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박형순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