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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소근 수녀와 떠나는 구약 여행] <18> 신명기, 이스라엘 임금 규정 율법 익히며 계명 지킬 것 강조

윤 베드로 2018. 12. 14. 17:50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 율법 따른 다윗
이스라엘의 가장 칭송받는 왕으로 꼽혀
하느님, 다윗 왕조와 함께할 것 약속
지금도 평화의 임금 기다리는 유다인

이제부터는 좀더 이스라엘 역사를 가까이 놓고 성경을 읽어야겠습니다. 판관기만 해도 도식적이거나 전설적인 부분들이 적지 않았지만, 사무엘기와 열왕기는 한 걸음 더 역사 기록에 근접하기 때문입니다. 그와 더불어 진행 속도도 느려지겠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의 임금은 사울이었습니다. 왕정을 반대하던 사무엘이 어쩔 수 없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울을 기름 부어 임금으로 세웠습니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르랴. 사울의 왕국은 이스라엘 중북부를 중심으로 몇몇 지파들이 결합하여 생겨난 것으로서, 사울은 주로 군사 지도자의 모습을 보입니다.

 

사무엘기 상권 15장 28절에 따르면 그가 다스린 것도 두 해 동안에 불과했습니다.

그의 통치가 무너진 이유에 대해서, 사무엘기에서는 하느님께서 그를 배척하셨다고 말합니다. 두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사울이 필리스티아인들과 전투를 하기 전에, 사제가 아니면서 사무엘을 기다리지 않고 자기 손으로 제사를 바쳤던 것이었습니다(1사무 13장). 이에 사무엘은 사울의 왕국이 더 이상 서 있지 못하리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는 아말렉과 전쟁을 하면서 아말렉인들을 전멸시키고 그들의 소와 양을 완전히 멸하지 않고 하느님께 제사를 바친다는 명목으로 소와 양들을 살려 두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때에 사무엘이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까? …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배척하셨기에 주님께서도 임금님을 왕위에서 배척하셨습니다”(1사무 15,22-23).

여호수아기, 판관기와 같은 신명기계 역사서의 신학이 나타납니다.

 

영토를 정복하고 다른 민족들의 침입을 막아내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이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율법을 지키는 것이었듯이, 왕조를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울을 내치셨으니, 사무엘은 가서 다윗을 기름 부어 임금으로 세웁니다. 그 후에 다윗은 열두 지파의 통일 왕국을 세우고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옮겨 명실상부한 이스라엘 전체의 임금이 됩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이상적인 임금이며 이후의 임금들을 평가하는 잣대였습니다. 성경의 어떤 책에서도 다윗은 가장 훌륭한 임금으로 표현되지만,

 

신명기계 역사서에서 다윗은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율법을 지키라는 그 명을 따랐기에 훌륭한 임금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의 통치는 그 앞뒤에 붙은 이야기들이 깁니다. 사무엘기 상권 16장부터 하권 5장까지를 ‘다윗의 왕위 등극 설화’라고 합니다. 사울과의 갈등 속에 다윗이 임금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얼마 더 지나서는 사무엘기 하권 9─20장과 열왕기 상권 1─2장에 “다윗의 왕위 계승 설화”가 있습니다. 다윗의 아들들 가운데 여러 사건을 거쳐 솔로몬이 임금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왕위 등극 설화와 왕위 계승 설화가 이렇게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다윗의 일생은 참 파란만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에서 다윗은, 그 모든 역경 속에서도 하느님께 흠 없이 충실했던 인물로 나타납니다. 물론 그가 죄가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역대기에서보다 더 솔직하게 사무엘기는 밧 세바 사건과 같은 다윗의 잘못을 분명하게 밝힙니다(2사무 11─12장).

 

하지만 다윗은 사울의 왕위를 찬탈하거나 그의 집안에 맞서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사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스 보셋을 죽인 이들을 벌합니다.

 

 사무엘기에 따르면, 먼저 하느님께서 사울을 배척하셨고 그다음에 하느님께서 다윗을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선택에 확인 도장을 찍는 것이 사무엘기 하권 7장, 나탄의 예언입니다. 다윗이 하느님께 집(성전)을 지어 드리려 하자 하느님께서 나탄을 통하여 다윗에게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다윗에게 집안을 일으켜 주시겠고, 그의 후손의 왕좌를 영원히 튼튼하게 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다윗 왕조와 영원히 함께하시겠다는 약속, 중요한 장면입니다. 다윗 왕조가 존속하던 때에는 이 약속이 다윗 왕조의 정통성을 지탱해 주었고, 기원전 587년에 바빌론에 의하여 왕국이 멸망한 다음에도 이 약속에 대한 믿음은 살아남았습니다.

 

하느님은 다윗의 후손에게 영원한 왕좌를 약속하셨으며 하느님의 약속은 한 왕조의 붕괴로 무너지고 끝날 수 없다는 것, 여기서 메시아 희망이 발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본래 ‘메시아’라는 단어는 ‘기름 부음 받은 이’를 뜻하여 임금을 지칭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이스라엘에 임금이 존재하지 않게 된 때에도 이스라엘은 이 약속을 믿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 나탄의 예언이 온전히 실현되었다고 믿고, 유다인들은 지금도 이 약속이 유효하다고 믿기에 평화의 임금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 다윗의 왕위 계승 설화에서는 다윗의 여러 아들이 죽고 죽이는 역사가 전해집니다. 암논이 죽고, 압살롬이 죽고, 아도니야가 임금이 되려다가 실패하고 결국은 솔로몬이 임금이 됩니다.

 

이 모두가 다윗이 죽기 전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한 부분만 보겠습니다.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가던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 ‘나는 네가 싫다’하시면, 나로서는 그저 그분 보시기에 좋으실 대로 나에게 하시기를 바랄 뿐이오”(2사무 15,26).

내가 임금이라 해도 왕정은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나의 왕좌에 대해 그분 보시기에 좋으실 대로 하시기를 바라는 것, 이것이 주님께 선택받은 다윗 임금의 자세였습니다.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2사무 7,16).

출처 : 평화와 착함
글쓴이 : 착한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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