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수난(수난당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수난당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살펴보자.
예수님은 : 게쎄마니동산에서 체포되시는 순간에도 제자들을 보살펴 주신다.
“너희가 나를 찾고 있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두어라”(요한 18,8).
예수님은 제자들의 나약함과 배반을 보시면서도
그들에 대한 염려를 놓지 않으신다.
체포되신 예수님은 : 당시의 실력자였던 대사제 안나스 앞에서
심문을 받으신다.
대사제가 예수님에게 그동안의 가르침에 대해 묻자,
예수님은 당당하게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버젓이 말해 왔다.
…숨어서 말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라”(요한18,20-21).
그때 옆에 있던 경비병이 대사제 앞에서 그따위 말버릇이
어디 있느냐며 예수님에게 손찌검을 했다.
그러자 예수님은 조금도 굽히지 않고 “내가 한 말에 잘못이 있다면
어디 대 보아라. 그러나 잘못이 없다면 어찌하여 나를 때리느냐?”
(요한 18,23)라고 대꾸하신다.
이어서 예수님은 : 빌라도에게 끌려가 심문을 받으신다.
자신의 生殺權을 쥐고 있는 빌라도 앞에서 비굴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누구인지를 당당히 밝히신다(요한 18,34-37).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도 진리를 증언하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으시다.
스승을 버리고 뿔뿔이 흩어진 제자들이나
두려움에서 스승을 세 번이나 배반한 베드로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 자신을 못 박는 자들을 위해서도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가 23,34) 라고
아버지 θ에게 용서를 청하신다.
⇒이 기도를 통해서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 하셨던
당신의 가르침을 스스로 실천하신 것이다.
이런 예수님은 : 작은 용서에도 인색하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내 의견․내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며
멀리하는 우리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또한 예수님은 : 십자가상의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고통 중에서도
어머니를 염려하셔서 사랑하는 제자에게 맡기시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죄인에게는 구원을 약속하신다(루가 23,43).
이렇게 예수님은 : 고통 중에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신 분이다.
⇒조금만 몸이 아파도 짜증을 내면서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일이 잘 안 풀리면 어둡고 우울한 표정으로
주위 사람에게 무거운 분위기를 전해 주는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다.
성경은 :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마지막 순간에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즉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고
부르짖으셨다고 한다(마태 27,46).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하는 물음은 :
예수님이 당하셨던 고통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예수님은 육신의 고통뿐만 아니라
심적인 고통에 시달리셨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 이런 어두움의 체험 속에서도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잃지 않으셨다.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가 23,46)
하시면서 숨을 거두셨다.
⇒죽음의 극한 상황에서도 성부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끝까지 지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은 조그만 어려움에도 쉽게 휘청거리고
약해지는 우리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예수 그리스도, 이분이야말로
어두움 속을 비춰주시는 빛 자체이다.
①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우리가 우리의 나약함,
그리고 죄와 잘못 속에서도 의지할 수 있는 분이시다.
∵그분은 죽음의 골짜기에서도 사람들에 대한 염려를 놓지 않으시고,
당신을 못 박는 이들을 위해 θ에게 용서를 청하신 분이기때문이다.
②예수 그리스도야말로 우리가 온갖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도
의지할 수 있는 분이시다.
∵그분은 인간이 당할 수 있는 극도의 고통과 괴로움을
체험하셨기에,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부르짖는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③그래서 우리는 주님수난 성금요일에 거행되는 수난 예절에서
주례 사제가 “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하고 노래하면,
“모두 와서 경배하세”하고 응답하는 것이다.
④자신의 나약함, 죄와 잘못, 고통과 괴로움의 무게에 짓눌린 나머지
주저앉아 일어설 기운이 없을 때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간청하자.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분명 그분은 손을 내밀어 우리를 일으켜 주시면서
다시 걸어갈 힘을 주실 것이다.
<손희송 교수 신부 ; 신비를 만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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