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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주의(靈知主義, gnosis)란?

윤 베드로 2014. 8. 26. 10:41

☆영지주의(靈知主義, gnosis)란?

 

1. 영지주의란 : 한마디로 어떤 것을 말한다고

          딱 부러지게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사상을 의미.

   하지만 아주 간략하게 말한다면

            예수님 시대에 유행했던 사조의 하나로

            지식이 구원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것을 말한다.

 

2. 그리스 말로 '그노시스(gnosis)'라고 하는 靈智는 비밀스러운 가르침으로

영지주의자들은 : 일정한 淨化 과정을 거친 뒤,

              종교적으로 중대한 진리를 깨닫게 됨으로써,

              또는 황홀경을 통하여 구원에 이르게 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영지주의 세계에서는 :

          물질적 또는 肉的 실체들을 '惡'그 자체로 여기고

          그러한 것들을 혐오하는데

          神은 선하심으로 죽음이나 전쟁 폭력, 악한 것 등을

                 창조하셨을 리가 없으므로

          이러한 것들을 창조한 下級 神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이단 등이 영지주의에서 출발한 것으로 여겨진다.

 

3. 영지주의 기원 및 정의 :

①이 사상은 그리스도교보다 훨씬 이전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의 개선이후 꽃피기 시작했던

       헬레니즘의 문화에 따라 동방사상은 서로 뒤섞이게 된다.

 

그리스 철학에 기원을 둔 이 사상은 이제 동방종교의 二元論을 흡수하여

            하느님과 사상, 영과 육, 선과 악 등을 대결된 입장에서

            독특한 구원론과 불사론을 펼치고 있다.

  이 사상은 종교 및 철학의 복합체계라고 정의하는 것이

                 가장 알맞은 표현이다.

 

⇒사실 新플라톤 사상에서는 신과 인간의 중개사상을,

          新피타고라스 학파에서는 자연 신비사상을,

          新스토아 학파에서는 개인의 가치와 윤리성의 의미 등을 발췌하여

          그 이론적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4.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영지주의 사상에 접근하는 가장 빠른 길은 영지주의를 바탕으로 한

             神話들을 점검하는 방법이다.

 

1)영지주의 신화에 대하여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①원래부터 神과 세상 사이에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흔히 神의 세계와 物質(質料)의 세계로 구분된다.

 

⇒․여기에 다양한 이유로 인해 세상에 질서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

            신의 세계로부터 ‘빛’이 나와 물질의 세계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질료’와 ‘빛’이 합쳐지면서

          비로소 질서를 지닌 현상적인 세상(코스모스)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빛’이 세상 질서를 구축하는 일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뿐이지

          세상에 계속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그만 ‘빛’이 ‘질료’ 안에 갇히고 만다.

 

②다음 단계로 구원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神의 세계에서 천상의 구원자(혹은 중간적 존재)가 세상으로 내려와

          신의 세계에 관한 ‘그노시스’(앎, 靈智)를 세상에 알려주고,

          그로 인해 ‘질료’에 갇혀있던 ‘빛’이 자유로워져

           하늘에 있는 神의 세계로 돌아간다.

 

2)신화들에 따라 ‘神의 세계’를 ‘神(테오스)’이나 ‘善(아가토스)’이라는 善神으로,

              質料로 이루어진 이 세상을 ‘데미우르고스’나

              ‘세상의 지배자’라는 惡神으로 인격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데미우르고스는 세상의 창조자로 잘 알려져 있다(플라톤).

  그리고 ‘질료’와 ‘신의 세계’ 사이에 갖가지 악한 층(아이온)이 놓여 있어

             빛이나 구원자의 왕래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신화도 있으며,

          중간 역할을 담당하는 구원자의 이름도 다양해

          로고스(말씀)외에도‘포이만드레(신의 인식),

           이성(누스), 지혜(소피아) 등이 있다.

 

3)神話的으로 표현된 모습을 보고,

          영지주의는 상당히 복잡한 사상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심층에 있는 논리는 의외로 간단한데,

            그것은 바로 二元論이다.

 

①二元論이란 : ‘세상에는 상반되는 두 개의 모습이 있다’ 라는 전제 아래

            삼라만상의 질서를 둘로 갈라서 파악하는 세계 이해이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고,

           이승이 있으면 저승이 있고, 肉이 있으면 靈이 있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면 이원론이란 비단 그리스 세계에 묶이지 않고

             세상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는 보편적 세계 이해라는

             반론도 가능할 것이다.

 

②영지주의의 이원론이 갖는 특징은 :

         두 개의 상반된 모습을 고정된 질서로 간주하는데 있다.

   그저 하늘은 하늘이고 세상은 세상이라

         둘이 합쳐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

                  (영원히 만나지 않는 평행선처럼).

 

⇒이처럼 이원론은 : 우주를 이해하는 하나의 설명 체계일 뿐,

               ‘음양 합일’, ‘神人 합일’, ‘종말론’ 등과 같은

                목적 지향적 이원론이 아니다.

   따라서 영지주의의 이원론이란 근본적으로

              형이상학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이제 이원론을 바탕으로 신화에 숨어 있는 논리를 찾아보면,

          이 세상에는 모순과 악이 넘친다는 사실을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적으로 선하고 완전한 신이 어떻게 모순과 악이 넘치는

                세상을 창조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 의문은 ‘악이 가득 찬 이 세상은

                惡神의 작품일 수밖에 없다’ 라는 사고로 이어진다.

    즉, 영지주의에서는 세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원론에 근거한 세상의 부정’이라는 시각이

        영지주의의 우주론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라 하겠다.

 

5)빛과 질료로 이루어진 세상에 사는 인간도 :

         ‘靈’과 ‘肉’이라는 구성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빛과 질료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신의 세계의 부산물인 영‘은 물질세계의 부산물인

          ‘육’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게 되었다.

  인간도 세상에 속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모순을 가진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처럼 옥살이하는 영을 자유롭게 풀어줄 수 있는 길은

             바로 神의 세계에 관한 ‘그노시스’를 얻는 길뿐이며,

             그노시스를 얻으려면 반드시 신의 세계에서

             세상으로 그노시스를 날라다 주는 중간 존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그노시스를 가져다주는 중간자가

              바로 구원자가 되는 셈이다.

   말하자면 ‘중간자를 통해 그노시스를 획득함으로써 육을 벗어나

               영이 자유롭게 되는 것’이 영지주의 구원론의 기초 논리인 셈이다.

   그처럼 영지주의의 구원론은 우주론과 인간론을 기초로 한다.

 

6)에페소의 그리스도인들이 : 그리스도 신앙을 영지주의에

               연결시키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완전하신 하느님이 중간자인 로고스 예수를 보내

               세상에 사는 가련한 인간의 영을 육체라는 감옥에서

               해방시켜구원한다는 것이다.

  요한복음서의 ‘로고스 찬가’(1,1-18)를 읽어보면

        영지주의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요한계 문헌이 씌어졌던 90-110년경,

           요한계 교회는 영지주의 사상 때문에 곤욕을 치르게 된다.

 

7)영지주의에 흠뻑 젖은 그리스도인들이 등장하면서

        예수의 神性을 지나치게 강조하느라 인간성을 부정하게 되었으며,

        이원론에 따라 하늘 그리스도와 땅 예수를 구분하였다.

 

즉, ①영적인 존재인 하늘 그리스도가 인간 예수의 육신을 잠시 빌렸다가

                 십자가에 달리기 직전에 빠져 나갔다든가(분리 그리스도론),

     ②예수는 비록 인간처럼 보이기는 했으나

                 사실은 환영에 불과했다(假現設)는 주장을 펴 나갔다

                      (1요한 2,22 ; 4,2-3. 15 ; 5,1. 5. 6 ; 2요한 7절).

         신앙심이 너무나 돈독한 나머지 예수가 평범한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차마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③또한 영지주의 인간론에 사로잡힌 이들은

             구원을 받는 것은 ‘육’이 아니라 ‘영’이라는 주장을 폈고,

                세례를 통해 이미 ‘영’이 구원되었다는

                자신감까지 가지고 있었다(1요한 1,6. 8. 10 ; 2,4. 6. 9).

 

8)예수의 역사성과 육의 부활을 부정하는

            영지주의자들의 잘못된 그리스도론과 구원론은

            요한계 교회를 분열로 몰고 갈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을 파생시켰다.

 

⇒①따라서 영지주의자를 추종하는 그리스도인을

              공동체에서 제거시키기 위한 싸움이

              요한계 교회에서 벌어지게 된 것이다.

  ②그리고 요한계 교회에서 시작되었던 싸움은 교부시대로 이어졌고,

                그리스도 교회사에 길고도 험난한 투쟁의 흔적을 남겼다.

  ③외부 종교와의 문제가 심각했던 만큼

           그리스도교 내부의 문제도 만만치 않았다.

     에페소 지역에 먼저 뿌리를 내렸던

                세례자 요한을 추종하던 세력과

                시리아를 중심으로 자리잡은 베드로계 교회와의 갈등도 있었다.

  ④또 에페소 지역에 이미 뿌리를 내렸던

          기성 유다교와의 마찰피할 수 없었다.

                                    <복음서와 시간, 박태식, 생활성서, P159-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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