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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선택받은 사람, 안드레아

윤 베드로 2016. 3. 1. 17:34

첫번째로 선택받은 사람, 안드레아

 

안드레아는 베사이다 출신으로 시몬 베드로와 형제다. 안드레아는 본래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

그가 스승 세례자 요한과 함께 있을 때 예수님이 마침 그 옆을 지나갔다.

이를 본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의 어린양이 저기 가신다"라고 말했다.

순간 안드레아는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

그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벌떡 일어나 예수님을 따라 나섰다.

 

예수님은 자신을 따라오는 요한을 보고 물었다. "당신은 왜 나를 따라옵니까?"

그러자 요한은 "선생님, 선생님이 묵고 계시는 데가 어딘지 알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예수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들을 찬찬히 살핀 후에 나지막이 말했다.

 "와서 보시오. 나와 함께 갑시다." 두 사람은 예수님을 따라갔다. 때는 네 시쯤이었다.

도착한 곳은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소박한 집이었다.

그 집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수님은 안드레아를 바라보시고 입을 떼셨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안드레아 자신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이며 직업은 어부라고 말했다.

예수님은 아주 자연스럽게 말씀을 이어나갔다. 안드레아는 밤이 되어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예수의 말씀은 안드레아의 영혼을 완전히 사로 잡았다.

 

다음날 부랴부랴 집에 돌아온 안드레아는 형 시몬 베드로를 보자마자 말했다.

"형님, 어제 우리가 찾던 메시아를 만났소." "무슨 소리냐? 차근차근 말해보렴."

안드레아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자세히 전해 주었다.

그 말을 들은 시몬은 "그러면 나도 한번 뵙고 싶구나. 그분이 어디 계시니? 지금 당장 가자구나" 하며

            동생을 다그쳤다. 두 사람은 다시 예수님께 갔다.

"선생님, 저의 형 시몬 입니다." "어쩐 일이냐? 이렇게 이른 시간에…."

 "선생님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시몬이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모습을 눈여겨보던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넌 요한의 아들 시몬이 아니냐?

       정말 내 제자가 되고 싶으냐?"

"네, 진심입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너를 게파라고 부르겠다." "게파요?" 게파는 베드로, 즉 바위라는 뜻이었다.

"…그럼 저를 제자로 삼아 주시는 것이죠?"

 

이렇게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예수님을 따르는 첫사람이 되었다.

실제로는 베드로보다 안드레아가 예수님을 먼저 만났기에

             초대교회는 안드레아를 "첫번째로 선택받은 사람"으로 불렀다.

안드레아는 그의 형인 베드로의 후광에 가려있지만

                 그 역시 주님을 따르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던 적극적인 제자였다.

그는 예수님께 사람들을 많이 모아오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안드레아는 예수님께 그의 형인 베드로 뿐만 아니라 고향이 같은 필립보와 나타나엘도 소개했다.

 

전도를 하던 어느 날. 날은 저물고 광야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는데 먹을 빵이 없었다.

그때 안드레아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어린아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왔다.

이때 예수님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적을 베푸셨다.

여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안드레아는 예수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이 점에서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형제이지만 다른 점이 너무 많다.

우선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베드로는 다혈질이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반면

        안드레아는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안드레아를 통해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알게 된 것을 보면 친화력이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안드레아는 분명히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는 제자들 가운데서도 조용하게 뒷전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안드레아는 예수님께서 자기를 쓸모있는 사람으로 생각해 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안드레아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 봉사자였다.

또한 안드레아는 개방적이고 미래적 안목이 있었던 인물이었다.

안드레아는 이방인인 그리스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데리고 온 적도 있었다(요한 12:20-22).

이방인을 멸시하는 그 당시의 상황으로 보았을 때 이 같은 생각은 획기적인 것이었다.

 

전승에 의하면 안드레아는 예수님의 부활 후에 흑해 북쪽인 스키디아에서 전도하다가

           X자형 십자가에 달려죽었다고 한다.

사도 안드레아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다가

        예수님을 위해 죽은 위대한 제자다.

 

<평화신문, 제616호(2001년 3월 4일자),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