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9-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이 지상에서 당신 삶의 마지막 순간에 제자들과 만찬을 드시며 하신 말씀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그리스도인의 기쁨은 하느님의 사랑에 자신을 열고,
하느님께 속하는 데 있다.”(제27차 청소년 주일 담화문)라고 하셨습니다.
길 가는 아무개를 사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방송이나 여러 매체를 통하여 전쟁과 재해, 기아와 무관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을 돕기도 합니다.
그러나 도움의 손길이 가장 절실한 사람은 어쩌면 나의 가족,
친구 또는 성당 교우나 직장 동료 가운데 한 사람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이따금 익명의 타인에게는 선행을 베풀며 돕고 애덕을 실천하면서도,
정작 가장 친밀한 가족과 형제, 친구들에게는 가깝고 편하다는 이유로 사랑과 도움을 주기는커녕
상처를 주고 미워하며 벽과 담을 쌓아 삶을 지옥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 지옥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습니까?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 쌓아 올린 미움이라는 벽과 담을 부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우리는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때로는 아픔을 인내하고, 용서하며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를 천국의 삶으로 이끕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쁨이 우리 안에 있고, 또 우리 기쁨이 충만해지게 합니다. 기쁨은 사랑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기쁨과 사랑은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성령의 두 열매이기 때문입니다(갈라 5,22-23 참조).
하느님 안에서 기쁠 때 우리는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 안에 머물러 사랑의 기쁨을 누리며 그 사랑 안에 만족하지 말고 다른 이들을 위하여 애덕을 실천할 때,
우리는 ‘주님 계명을 지켜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게 됩니다’.
(신우식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