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 나는 양들의 문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1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양 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가는 자는 도둑이며 강도다.
2 그러나 문으로 들어가는 이는 양들의 목자다.
3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4 이렇게 자기 양들을 모두 밖으로 이끌어 낸 다음,
그는 앞장서 가고 양들은 그를 따른다. 양들이 그의 목소리를 알기 때문이다.
5 그러나 낯선 사람은 따르지 않고 오히려 피해 달아난다.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기들에게 이야기하시는 것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하였다.
7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8 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다. 그래서 양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9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10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오늘의 묵상
팔레스티나 지역의 목동들에게는 두 종류의 큰 위협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이리나 늑대 같은 야생 짐승의 출몰이고, 다른 하나는 순식간에 나타나 양을 둘러메고 사라지는 강도들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목초지를 찾아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양 떼를 이끄는 목동들은,
어두워지면 임시 울타리를 세워 만든 우리에 양들을 불러들여 보금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양 떼가 우리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취약한 부분은 문입니다.
그래서 그 앞에 불을 피우거나, 개를 풀어 두거나, 목동이 문지기가 되어 양들을 지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나는 양들의 문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문’이신 당신을 통하여 양들이 우리 안으로 들어가면 들짐승이나 강도들로부터 보호받아 생명을 얻고,
또 문으로 드나들며 풀을 찾아 먹게 됨으로써 풍성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문은 양들에게 생명과 풍성함을 주는 기준입니다.
그래서 우리 신앙인에게, 특히 다른 이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예수님께서 새로운 기준이 되셔야 합니다.
예수님이라는 기준을 통하여 양들에게 가고자 한다면 모든 것이 바뀌게 됩니다.
나의 기준에만 맞추어 양들을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의 욕심과 수준에 맞추어 양들을 대하고 사랑한다면, 그 양들을 풀밭으로 보내 양식을 얻게 하거나
울타리가 되어 보호해 주기는커녕 그 양들에게 상처만 줄 것입니다.
마치 강도처럼 양들을 훔치고 죽이고 씨를 말리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의 기준이 아니라 예수님의 기준으로, 곧 아픈 이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고 애끊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가장 낮은 이를 찾아 나서시는 예수님의 눈으로,
목숨까지 내어 주시는 예수님처럼 살아야 ‘착한 목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나의 기준에서 사랑한다고 말하는지, 예수님의 기준으로 말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서철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