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3/22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윤 베드로 2021. 3. 22. 07:09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1-11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2 이른 아침에 예수님께서 다시 성전에 가시니 온 백성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앉으셔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3 그때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에 세워 놓고, 4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5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6 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여 고소할 구실을 만들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다.
7 그들이 줄곧 물어 대자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8 그리고 다시 몸을 굽히시어 땅에 무엇인가 쓰셨다.
9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갔다.
마침내 예수님만 남으시고 여자는 가운데에 그대로 서 있었다.
10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그 여자에게,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11 그 여자가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오늘의 묵상

사순 시기를 마무리하면서 어려운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고해소 앞에 섭니다.

마음속에 가득한 미움과 증오가 왠지 스스로를 더 초라하게 만듭니다.

예수님을 외면하고 예수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때가 생각나 가슴이 저려 옵니다.

머리 속에서는 용서할 수 없고, 용서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이 떠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용서하라는 그 말씀이 더욱 무겁게 가슴을 짓눌러 옵니다.
큰 죄를 지은 여자가 유다인들 앞에 있습니다. 용서 받지 못할, 용서해서도 안 되는 죄를 지은 여자입니다.

모세의 율법은 여자를 용서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들에게 용서를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그들이 용서하게끔 기다려 주십니다. 용서를 위하여 먼저 자신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자신의 모습을 둘러볼 시간을 주십니다.

다른 사람이 저지른 아흔아홉 개의 죄만 바라본다면 용서의 마음은 결코 생기지 않습니다.

눈을 돌려 자신이 지은 작은 죄 하나라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용서는 시작됩니다.
그 누구도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자신은 죄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교만과 오만의 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용서의 시작은 다른 이들이 지은 큰 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죄를 바라보면서 시작됩니다.
또한 용서는 무관심이 아닙니다. 용서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내 마음의 평화만을 위하여, 나 한 사람의 구원과 깨끗함만을 위하여 용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서를 청하지 않는 자에게, 자신이 어떤 잘못을 하였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무관심일 뿐입니다.

그들이 잘못하였다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불의한 마음에 하느님의 정의를 새겨 주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가 잘못을 깨달았을 때 용서는 이루어집니다.
우리 모두가 죄인임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 앞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최종훈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