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4
1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2 그때에 어떤 나병 환자가 다가와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3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그러자 곧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
4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나병 환자와 예수님의 대화가 인상적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과연 예수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무엇이든지 다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은 왜 여전히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일까요?
왜 우리 삶은 아쉽고 부족한 것이 많을까요? 그분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다 채워 주실 텐데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의 소원을 예수님께서 들어주시느냐, 그렇지 않으시냐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분과 우리의 관계가 가까워지느냐, 그렇지 않으냐입니다.
단순히 소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우리가 만족한다면,
그분께서는 그냥 기도를 들어주는 기계나 부적에 지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를 바라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당신과 가까워지고 인격적으로 관계를 맺어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단순히 소원을 들어주시는 것에 우리는 만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분께서는 만족하지 못하십니다.
부모와 자녀들만 보아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부모가 자녀에게 생일 선물을 주고, 용돈을 주는 것은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자녀 가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모른 채 선물이나 용돈에만 관심을 둔다면,
그 자녀는 아직 부모님의 마음을 모르는 철없는 자식일 것입니다.
어느 책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단순히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분이 아니시라,
우리의 소원을 정화시켜 주시는 분이시다.”
그렇습니다. 소원을 빌고 그에 대한 응답을 바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원을 들어주시는 바로 그분과의 관계에 더 충실합시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