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5/29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윤 베드로 2020. 5. 29. 07:54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24-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오늘의 묵상

 

사람은 보이는 대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대로 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예수님을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바라는 예수님을 만들어 냅니다.

잘못된 신앙이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나의 밀알로 땅에 떨어져 돌아가심으로써 세상에 생명을 주셨는데,

         우리는 죽어 가는 길을 살고자 하는 길과 대척점에 놓고 늘 죽음을 회피하고는 합니다.

김영민 교수가 쓴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게 좋다라는 칼럼이 있습니다.

아침부터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닐 테지요.

김영민 교수는 살고자 아우성치는 우리 한국 사회가 죽음의 문화에 무참히 갇힌 이유를

         역설적이게도 죽지 않으려는 오만과 탐욕의 결과로 봅니다.

오히려 죽었다 생각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일이 우리에게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 살려고 바둥대다 보면 서로를 죽이게 됩니다.

서로 움켜쥐려고 애쓰다 보면,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미워 보이고 심지어 해치고 싶은 마음까지 가지게 될지 모릅니다.

밀알이 되어 죽어 가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살리는 일이라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우리 나라의 수많은 순교 성인들의 생애가 그러할 것입니다.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 세상의 생명은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굳이 어려운 일을 찾기보다 지금 나의 자리에서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여유를 지녔으면 합니다.

이것만이 아닌 다른 무엇이 있음을 생각하는 여유 속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이 세워 놓은 탐욕을 없애고

             다른 이와 함께 나눌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