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오늘복음 묵상

2/24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윤 베드로 2020. 2. 25. 07:49

2020. 2/24 복음 묵상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4-29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산에서 내려와 14 다른 제자들에게 가서 보니,

          그 제자들이 군중에게 둘러싸여 율법 학자들과 논쟁하고 있었다.

15 마침 군중이 모두 예수님을 보고는 몹시 놀라며 달려와 인사하였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7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스승님, 벙어리 영이 들린 제 아들을 스승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18 어디에서건 그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거꾸러뜨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품을 흘리고 이를 갈며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저 영을 쫓아내 달라고 하였지만,

           그들은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 믿음이 없는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 곁에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내게 데려오너라.” 하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20 그래서 사람들이 아이를 예수님께 데려왔다.

               그 영은 예수님을 보자 곧바로 아이를 뒤흔들어 댔다.

               아이는 땅에 쓰러져 거품을 흘리며 뒹굴었다.

21 예수님께서 그 아버지에게,

              “아이가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가 대답하였다. “어릴 적부터입니다.

                22 저 영이 자주 아이를 죽이려고 불 속으로도, 물속으로도 내던졌습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23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고 말씀하시자,

24 아이 아버지가 곧바로,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25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떼를 지어 달려드는 것을 보시고 더러운 영을 꾸짖으며 말씀하셨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26 그러자 그 영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마구 뒤흔들어 놓고 나가니,

                아이는 죽은 것처럼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아이가 죽었구나.” 하였다.

27 그러나 예수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났다.

28 그 뒤에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분께 따로,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오늘의 묵상

 

텔레비전에서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생전에 하신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기자가 추기경님께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다음 중, 내가 가장 잘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은 무엇입니까?

           길거리에서 폭력배들에게 폭행당하는 사람 구해 내기,

           식량과 탄환이 떨어진 적진 한가운데에서 부대원을 이끌고 탈출하기,

           자살하려는 사람을 설득해서 살려 내기,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싸우는 사람들 화해시키기,

           부도 직전의 회사 살려 내기.”

추기경님께서는 다소 과장되어 보이는 이 우문(愚問)에 다음과 같이 현답(賢答)을 하셨습니다.

            “내 능력으로는 그 어느 것 하나도 할 것 같지가 않아. 어느 것 하나도.

              다만 하느님께서 도와주신다면 어느 것이나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글쎄, 그중에서도 그래도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3번일지도 모르겠어.

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을 바꾼다는 것도 오직 하느님께서 하실 수 있어.

나는 뭐 하나의 도구, 그렇게 쓰일 수는 있겠지.”

추기경님의 말씀은 제게 위로와 힘이 되면서, 아울러 경종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제 생활을 하면서 제가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의 전부임을 점점 더 크게 느껴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특별히 불러 모으신 제자들은

        이미 스승님에게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는 권한을 받았음에도 더러운 영을 쫓아내지 못합니다.

권한을 받은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권한은 하느님의 능력과 함께 결합되어야 힘을 발휘합니다.

여러분은 어떠합니까? 여러분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책무를 자기 힘만으로 어떻게든 해 보려는 것은

              교만한 생각입니다.

하느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